LG에너지솔루션, IPO 재시동…기업가치 100兆 가능할까?

LG에너지솔루션은 12일 리콜 조치에 대한 제반 사항이 합의된 데 따라 일시적으로 보류됐던 기업공개(IPO) 절차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GM과 리콜 합의…연내 코스피 입성 계획

[더팩트|윤정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의 전기차 볼트EV 배터리 리콜에 합의했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일 "최근 당사와 LG전자, GM 3사 간의 리콜 관련 합의가 순조롭게 종결됐다"면서 "리콜 조치에 대한 제반 사항이 합의된 데 따라 일시적으로 보류됐던 IPO 절차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리막 밀림과 음극탭 단선이 동시 발생하는 경우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리콜 관련 전체 교체 비용은 1조4000억 원 규모로 추산했다. 다만 추후 진행 과정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사와 LG전자 간 회계적 충당금 설정시 양사 분담률은 현재 상황에서 중간값을 적용해 반영하고, 최종 분담비율은 양사의 귀책 정도에 따라 추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GM 볼트EV 리콜에 따른 비용 등을 이유로 심사를 연기한 바 있다. 다만, 협의가 원만히 진행됨에 따라 연내 코스피 입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심사 재개 후 다음 달 내로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 증권신고서 제출과 공모, 신규상장 심사 등은 모두 한 달 이내에 이뤄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2차전지 제조가 핵심 사업이며, LG화학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60조~100조 원 안팎이다. 100조 원까지 추정되는 근거는 중국 경쟁사 CATL의 기업가치(EV)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50~60배라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가치 100조 원가량을 인정받는다고 가정하면,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411조9150억 원·12일 종가 기준)에 뒤를 이어 2위에 안착하게 된다. 현재 시가총액 2위에는 SK하이닉스(66조6122억 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상승세도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 제고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지난 6월 호주에서 니켈, 코발트 등을 생산하는 제련기업 QPM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7.5%를 확보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관련 제품으로 영역을 넓힐 채비 또한 하고 있다. LFP배터리는 NCM 개발 기술 한계로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주력해온 제품이다. 코발트 등 가격이 비싼 원료 대신 철을 사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 제품군 다양화를 위해 LFP 배터리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LG그룹 차원의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지원 의지도 매우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을 꼽고, 사업 강화에도 속도를 내는 추이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을 간판 계열사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투자와 사업 계획 등은 물론, IPO 과정까지도 세심히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지위와 전방 산업의 성장세 등을 고려할 때 기업 가치는 100조 원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은 GM 리콜 비용에 대한 반영이 가능해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LFP배터리 다각화 등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시 시가총액은 100조 원 이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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