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일 유통가능 주식수, 전체 주식의 25% 수준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상장에 나서는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K CAR)가 거래 후 주가 전망을 두고 투자자들로부터 각종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앞서 부진한 수요예측과 청약 결과가 나타난데 더해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이 다소 높은 까닭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상장하는 케이카의 유통가능 주식수는 전체 주식의 25% 수준이다.
케이카의 상징 직후 유통 물량은 당초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규모가 커졌다. 케이카 청약에 나선 기관투자가 대부분이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케이카는 앞서 우리사주조합을 상대로 모집했던 물량 269만2846주에서 대량으로 실권이 발생해 30만3910주만을 배정하고 남은 238만8936주를 모두 기관투자가들에 돌렸다. 이에 당초 740만5327주로 배정됐던 기관 물량은 최종적으로 979만4263주까지 늘어났다.
케이카 공모주를 받은 261개 기관 중 일정기간 주식을 보유하겠다고 약속한(의무보유확약) 곳은 3곳(1.6%) 뿐이다. 기관이 들고있는 물량 대부분이 상장 후 바로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사주 실권 발생으로 당초 배정된 기관 물량이 더 늘어나면서 최종적으로 풀리는 수량도 커졌다.
상장일에는 일반투자자에 배정된 물량 334만4411주까지 함께 유통될 수 있어 총 유통가능 물량은 약 1200만 주로 예상된다. 이는 공모 후 총발행주식수인 4808만6533주의 25%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로 인해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배정받은 물량을 포기하는 등 이탈이 나타나기도 했다. 다소 낮은 수요예측 결과로 인해 참여 전에 예상한 물량보다 큰 물량을 떠안게 되자 인수를 포기한 것이다. 지난달 27~28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참여기관 수는 371곳, 경쟁률은 40대 1이라는 수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인수를 포기한 기관의 경우 상장 후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실보다 패널티를 얻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배정받은 물량을 포기하는 기관은 상장주관사가 진행하는 향후 6개월간의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게 되는 등 패널티가 따른다. 다만, 기관투자 전체 물량은 미달 없이 인수돼 공모 과정에서 겪은 우여곡절에도 무사히 상장에 나서게 됐다.
상장 후 일반투자자들이 던질 물량 역시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케이카는 공모물량을 줄이고 공모가도 30% 낮췄음에도 일반 공모에서도 저조한 청약 결과(경쟁률 8.72대 1)를 나타냈다. 상장 후 한 번도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한 롯데렌탈(65.81대 1)의 기록보다 현저히 낮다.
케이카 공모주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은 데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의 구주매출 물량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구주매출 비중은 91.07%로 신주모집 주식수 대비 압도적인 규모다. 구주매출의 경우 조달된 자금이 기업이 아닌 기존주주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번 공모로 회사에 유입되는 신규 자금은 255억 원 가량에 불과하다.
케이카는 한앤코의 계열사인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유한회사가 최대주주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모를 통해 보유지분의 25.5%를 구주매출 한다. 이번 구주매출만으로 3000억 원 가량을 거둬들이는 한앤코는 케이카 인수가(약 2000억 원)대비 큰 차익을 남길 예정이다.
케이카의 상장 이후 주가에 대해 비관론이 우세하다. 앞서 공모주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데 더해 한앤코가 높은 구주매출 비율을 설정했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투자보다 투자금 회수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케이카 관계자는 구주매출규모 책정에 대해 "이번 IPO의 가장 큰 목적은 브랜드 인지도 및 소비자 신뢰도 제고"라며 "현재 회사는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갖추고 있고 중고차 유통사업 특성상 당장 큰 규모의 자본적 지출을 요하지 않기에 과다한 신주발행은 필요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케이카 상장 후 회사에 대한 투자 및 주가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는 "향후 실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