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대출액 3000억 원 육박…금융당국 제시 한도 60% 소진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권 대출 문이 속속 닫히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출범한 신생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마저 당국이 제시한 대출 한도를 빠르게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토스뱅크마저 조만간 대출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실수요자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지난 5일 출범한 가운데 8일까지 토스뱅크에서 사전 신청을 통해 대출받은 고객 수는 4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신청자 일부에만 서비스를 오픈했는데도 이미 토스뱅크 대출액이 3000억 원에 육박해 60%가 소진된 것이다.
대출 속도로 볼 때 며칠 내 5000억 원 한도가 동나면서 신용대출을 중단하게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한도를 넘어서면 대출을 막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올해 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6%대'로 묶도록 요구했으며 토스뱅크에도 연말까지 석 달간 신용대출 총량이 5000억 원을 넘기지 않도록 당부한 바 있다. 5000억 원의 총량 제한에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토스뱅크는 비중이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에 한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당국은 여전히 "토스뱅크의 안타까운 처지는 이해하지만 가계부채 관리에 예외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마저 대출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자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시중은행과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일부 대출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8일부터 연말까지 고신용자 신용대출과 일반 전·월세 보증금 대출, 직장인 사잇돌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마이너스통장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아예 막고 나선 은행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케이뱅크도 지난 8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축소했다. 앞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도 도입한 연소득 이내 신용대출 제한이 '마지막 보루'였던 케이뱅크에까지 적용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순 추가 가계대출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실수요자들의 아우성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잔금 납부를 앞뒀거나 전세 세입자 등 대출 수요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출 규제'와 관련한 청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7일 올라온 '생애최초 주택구입 꿈 물거품 집단 대출 막혀 웁니다'라는 청원에는 10일 오후 9시 57분 기준 2만8688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타이트하게 조이고 있는데, 은행 입장에서는 (당국 기조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당국이 추가 가계대출 대책을 내놓겠다고 한 만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카카오뱅크처럼 아예 대출을 막는 사례도 또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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