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IMM인베·JKL, GS ITM 엑시트에 마음 급해진 이유

GS ITM의 최대주주인 아레테원이 보통주와 우선주 전량(76%)을 담보로 500억 원 규모의 리캡(자본재조정)에 나선다. /GS ITM 홈페이지 캡처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날이 갈수록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펀드 순자산은 793조4000억 원에 달합니다. 전년말보다도 73조2000억 원(10.2%)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의 경우 순자산이 477조5000억 원 수준입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국내를 넘어서 해외 유명 기업들의 M&A(인수합병)에도 나서며 몸집을 불리는 추인데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사모펀드 소식을 <더팩트> 취재진이 추렸습니다. <편집자주>

업계 내 입지 커진 키스톤…아시아경제 다음 타깃은?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GS그룹 시스템 통합(SI)업체 GS ITM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IMM인베‧대표 지성배, 장동우)와 JKL파트너스(JKL‧대표 정창근)가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수익률 악화가 예상되면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 지분매각도 IPO도 안되는 분위기…자금 회수 서두르자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GS ITM의 최대주주인 아레테원이 보통주와 우선주 전량(76%)을 담보로 500억 원 규모의 리캡(자본재조정)에 나선다. 아레테원은 GS ITM 인수를 위해 IMM인베와 JKL이 컨소시엄으로 설립한 SPC(특수목적회사)다.

사모펀드의 리캡은 주식 담보 대출을 늘리고 해당 금액만큼 펀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리캡을 완료하면 두 회사는 투자금 절반을 배당 형태로 돌려받을 전망이다. 인수 당시 컨소시엄은 각자의 블라인드 펀드 자금에서 인수 대금 1000억 원을 마련했다.

IMM인베와 JKL이 갑작스레 리캡에 나서는 이유는 회사 수익성 악화 우려에 따른 엑시트(투자금회수)인 것으로 분석된다. GS ITM은 캡티브(계열사 간 내부시장) 물량 활용이 어려워지며 향후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GS ITM은 GS그룹 오너 4세들이 지분 80% 가량을 소유하고 있던 회사다.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해 사모펀드에 팔렸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20%가 넘는 비상장사는 내부 거래 금액이 200억 원을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이면 규제 대상이다. 기존 GS ITM의 내부거래 비중은 70%에 달했다.

GS ITM은 최근 규제를 피하기 위해 내부거래가 대폭 줄자 그룹사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못하게 된 탓에 수익성이 약화되는 상황이다. GS그룹 관련 매출은 2018년 110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19년 5% 수준인 60억 원까지 하락했다. 회사 영업익은 같은 기간 64%, 78%씩 각각 줄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은 GS ITM을 대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관련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통상 PEF들은 지분매각 혹은 기업공개(IPO)로 엑시트에 나서지만 당장 GS ITM에 두 방법 모두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계속해 GS ITM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이상 IMM인베와 JKL은 투자금 회수에 있어 마음이 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 키스톤PEF '3호펀드' 조성 예정…중견급 PEF로 커지나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대표이사 회장 현상순)가 내년 30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펀드 규모가 2배 이상 커지며 중형 PEF 운용사로서의 입지가 단단해 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키스톤PE는 현재 보유한 2호 블라인드펀드 소진과 함께 내년 3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선다. 앞서 2호 블라인드펀드 규모는 1200억 원으로 아시아경제와 JT캐피탈 등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현재 키스톤PE의 다음 펀드 조성을 두고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에디슨모터스와 함께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아시아경제 인수를 계기로 새로운 투자가 단행되는 한편 JT저축은행 인수 등 금융그룹으로 사세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키스톤PE는 최근 마영민 대표를 아시아경제 투자담당 대표로 임명한 데 더해 법무법인 김앤장 출신의 강윤구 변호사를 부대표로 세우는 등 인재 영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 E&S 본입찰에 참여한 PEF는 KKR과 EMP벨스타 등 글로벌 사모펀드를 비롯해 IMM PE, IMM인베 등 국내 사모펀드까지 4곳이다. /SK E&S 홈페이지 캡처

◆ 후끈 달아오른 SK E&S 본입찰…PEF 왜 적극적일까

SK E&S가 2조 원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유치 본입찰에 국내외 PEF로부터 뜨거운 반응이 나타났다.

SK E&S는 도시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사업을 영위 중인 SK㈜의 자회사다.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우선주 인수 투자자를 선정하기 위한 최종 제안서 접수를 지난 6일 마감했다. RCPS는 투자자가 우선주 형식 지분으로 가지고 있다가 만기가 도래하면 현금으로 상환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PEF는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와 EMP벨스타 등 글로벌 사모펀드를 비롯해 IMM PE(IMM프라이빗에쿼티), IMM인베 등 국내 사모펀드까지 4곳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앞서 적격인수후보군에 선정된 바 있으며 후보군 모두가 본입찰에 참여했다. PEF들은 본입찰에서 해외사업 확장 협력 등 특색을 살린 거래 구조를 앞세워 SK E&S 인수에 열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들은 SK E&S의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향후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SK E&S의 신용등급은 'AA'로 높고 담보 자산도 발전소·도시가스 등으로 안정적이다. 더불어 SK E&S는 투자자가 요청할 경우 일정 수익률을 얹어 빌린 자금을 돌려주겠다는 조건도 걸었다.

아울러 신재생 에너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자금조달에 나서는 만큼 신성장 관련 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SK E&S는 조달 자금을 수소와 해외가스전 투자 등 미래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FI(재무적투자자)로선 회사가 기존 도시가스 사업에서 수소 중심 사업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SK E&S는 제안서를 검토한 뒤 빠르면 다음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주 발행 및 자본금 조달은 올해 중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 스틱얼터너티브의 용인 물류센터 인수, 업계가 집중한 까닭

PEF 운용사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대표 양영식)이 최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최신 물류센터를 2000억 원에 인수했다.

스틱얼터너티브가 인수한 매물은 물류 전문기업인 동원물류의 복합 물류센터다. 인수액은 2001억 원 수준이다.

업계는 스틱얼터너티브의 매입 방식과 남다른 투자 안목에 집중하고 있다. 부동산·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스틱얼터너티브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모회사인 코스피 상장사 디피씨가 지분 71.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 매물은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했으며 기흥IC에서 차량으로 5분 정도 거리로, 수도권 물류센터로서 좋은 입지를 꿰차고 있다. 물류센터 투자는 현재 커지는 이커머스 시장과 함께 주목받는 주요 투자처 중 하나로 꼽힌다.

스틱얼터너티브의 물류센터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물류센터를 유망 투자처로 보고 이번 인수를 위해 준공 전부터 매도인과 접촉해 선매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스틱얼터너티브는 앞으로도 입지 조건이 좋은 물류센터 인수를 위해 준공 전 선매입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pkh@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