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때마다 번아웃" 스타벅스 직원들 첫 시위 예고…대안 찾을까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업무부담을 이유로 오는 6일부터 트럭 시위에 나선다. /문수연 기자

스타벅스 "파트너 애로사항 개선 위해 노력할 것"

[더팩트|문수연 기자]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트럭 시위를 예고했다. 노조가 없는 스타벅스에서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은 처음으로 잦은 마케팅에 따른 업무부담이 이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은 오는 6일부터 트럭 시위에 나선다. 직원 처우 개선 등의 요구사항이 담긴 현수막을 트럭에 붙여 2~3일간 영상을 상영하며 거리를 운행하는 방식이다.

스타벅스는 그간 텀블러, 다이어리 등 굿즈 관련 행사를 실시했지만, 때마다 굿즈를 받으려는 고객들이 하루 수백여 명씩 몰리는 상황에서도 본사에서 인력 충원이나 추가 보상이 없었다는 게 매장 직원들의 주장이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 당일 증정용 컵이 쌓여 있는 서울 시내 스타벅스 매장의 모습. /문수연 기자

사상 첫 단체행동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달 28일 진행된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다.

해당 행사는 당일 매장을 방문해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그란데(16oz) 사이즈의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정 수량으로 진행된 만큼 오픈 시간부터 전국 매장 대부분은 손님들로 붐볐고,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 '사이렌오더'로 주문하려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한때 앱 접속 대기 시간이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로 행사 당일 앱 동시 접속자 수가 오전 한 때 2285명을 기록한 데 이어 오후까지도 세자릿수 이상을 꾸준이 이어갔다.

지난해 여름 시즌 실시한 서머 레디백 행사에서 사재기 논란이 불거지자 스타벅스는 레디백 교환 갯수를 1회 1개로 제한했다. /더팩트 DB

행사 기간 고객들의 대기 행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스타벅스가 서머 레디백, 서머 체어, 홀리데이 매트, 비치타월, 피규어 등 굿즈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대란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여름 시즌 실시한 '서머 레디백' 행사에서는 리셀러로 추정되는 소비자가 음료 300잔을 구매한 뒤 이를 버리고 서머 레디백 17개만 챙기고 가게를 떠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한 지난 1월 진행된 '스페셜 에디션 플레이모빌 피규어-버디세트' 행사에서는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 수십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충돌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매장 직원은 블라인드에 "매장 규모와 매출에 따라 적정 직원 수가 정해지는데 스타벅스에서는 갈수록 부조리한 상황이 생긴다"라며 "사원들이 아무리 항의해도 근무 환경이 바뀌지 않고 있어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들도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데 있어 (직원들에 대한) 보상이 얼마나 합리적이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행사가 고객을 위한 것이지만, 몰리는 고객 수 만큼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 역시 회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타벅스가 매장 직원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다음 주로 예정된 핼러윈 행사와 크리스마스 행사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타벅스 측은 "리유저블 컵 데이 이후 파트너들의 애로사항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청하고 있다"라며 "애로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소통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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