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달 코스피서 1조5369억 원 가량 매수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중국 부동산업체 헝다그룹의 파산 가능성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 하락 여파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준 가운데 외국인투자자가 8거래일째 매수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를 비롯한 증시 전망에 업계와 투자자들을 비롯한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3일부터 전 거래일인 24일까지 7거래일 동안 연속 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외국인은 이날 오전에도 매수하는 모습을 보여 '8거래일 연속 매수'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까지 총 1조5369억 원 가량을 사들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지난해 2월 이후 외국인이 연속적인 순매수세를 나타낸 것은 월단위 기준 지난해 7월(1조790억 원), 11월(4조9938억 원), 올해 4월(3716억 원) 뿐이다.
앞서 국내 증시는 중국 헝다그룹이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증시의 하락과 함께 약세를 보였다. 약 350조 원의 부채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헝다그룹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하자 연쇄 도산 등으로 글로벌 증시에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났다. 이에 지난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93포인트(-0.41%) 내린 3127.58로 장을 마쳤다. 24일에도 전일(3127.58)보다 2.34포인트(-0.07%) 빠진 3125.24로 장을 마감했다.
국내증시가 휴장했던 추석연휴 기간(20~22일) 동안 미국 증시 역시 헝다 사태에 의해 급락했다. 21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54포인트(-0.08%) 내린 4354.19에 거래를 마쳤다. 24일에도 뉴욕 증시는 투자심리 약화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이날도 중국 헝다 사태와 미국 증시의 불확실성 속에 뚜렷한 강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0포인트 내린 3120.64에 출발했다. 오전 9시 11분경 0.31포인트 오르며 잠시 반등했지만 이내 혼조세를 보이다 강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이 연일 매수세를 취하자 시장에선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나 상승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내 '헝다 불안감'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시가 당분간 보릿고개인 3100선을 맴돌 것이란 관측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밴드가 3080~3180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헝다그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만기가 도래한 일부 채권 이자를 지급해 리스크가 소폭 감소했지만 오는 29일과 향후 도래할 채권이자 지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미국 부채 리스크까지 다양한 변수가 있어 국내 증시에선 당분간 관망세를 취할 것을 조언했다. 이번주(27~10월 1일)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등 국제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 21일 미 하원은 연방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부채한도를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하려면 60석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지만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입장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과 공화당의 갈등이 불거져 미 정치권의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스피는 당초 예상하던 3000~3300포인트 박스권 구간 내에서 등락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외국인투자자의 최근과 같은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헝다 그룹 리스크를 여전히 안심하긴 이르지만 중국 주식시장 외국인 동향 역시 리스크 확산 우려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의 외국인 동향이 급변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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