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가상모델 루시 앞세워 MZ세대 공략
[더팩트|이민주 기자] 롯데홈쇼핑이 홈쇼핑 업계 최초로 가상모델 '루시'를 선보이며 메타버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모델 루시를 국내 최고 메타버스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 함께 '가상 쇼호스트'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세계라는 뜻의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단어로 현실에서처럼 사회·경제·문화 등 활동이 이뤄지는 가상세계를 말한다.
루시는 롯데홈쇼핑 메타버스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부터 자체 전문 인력을 통해 개발한 가상 모델이다. 실제 촬영한 이미지에 가상의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피부의 솜털까지 표현 가능한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루시는 지난 2월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2만1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루시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29세 모델이자, 디자인 연구원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루시의 움직임, 음성 표현 등을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도화해 쇼핑 서비스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 국내 최고 전문 기업과 손을 잡았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본사에서 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업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시각 특수효과 기업 엔진비주얼웨이브, 카이스트와 메타휴먼 개발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인공지능 기반 음성 표현 기술을 적용하는 등 루시를 고도화해 상품 주문 및 안내 역할의 AI 가상 상담원, 가상 쇼호스트 등 활동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달에는 실감형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타트업에 30억 원을 투자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9일 메타버스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포바이포'에 30억 원을 직접 투자했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고화질 영상 콘텐츠 제작 능력을 보유한 포바이포와 협업을 통해 가상 체험 서비스에 적용되는 콘텐츠 품질을 현실 세계와 동일한 느낌을 주는 실감형 콘텐츠로 향상시키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의 품질을 개선하고, 웨어러블 가상 스토어,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 등 향후 출시할 차세대 쇼핑 서비스의 몰입도를 높이는 작업도 진행한다. 이외에도 TV 홈쇼핑 영상 자료의 해상도를 4K/8K 등 초고화질로 전환하는 등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향후 메타버스, 가상현실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쇼핑 서비스를 기반으로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서의 혁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메타버스 비즈니스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의 메타버스·버추얼휴먼 등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상세계 열풍이 한몫을 차지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회사 회의, 채용설명회 등 가상현실이 일상 속에 스며들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329조 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68조 원에서 2030년 1700조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유통업계에서도 비대면 쇼핑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디지털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쇼핑 서비스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달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한강공원 월드맵에 'CU제페토한강공원점'을 냈으며 이달에는 2호점 'CU제페토교실매점'을 오픈했다. 이외에도 한국코카콜라는 메타버스에 브랜드 체험 공간을 꾸리고 하이네켄코리아는 메타버스 내에서 채용설명회를 연다.
롯데홈쇼핑이 새로운 마케팅 채널·플랫폼으로 급부상하는 메타버스 트렌드에 선제대응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 홈쇼핑 업체들과 비교해 롯데홈쇼핑은 최근 트렌드에 발맞춰 관련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가상현실과 현실세계 양쪽에서 수익원 창출이 가능하다. 모델 활동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는 물론 타 기업과 협업, 대외활동을 통해 추가 수익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