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 출신 대형마트 '빅2' 수장, 리더십에 쏠린 눈
[더팩트|이민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라는 초유의 위기 속에 대형마트 '빅2' 수장인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내놓을 생존전략에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대형마트가 국민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며 추석 대목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 데다 업체 간 출혈경쟁까지 이어지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업계에서는 각 수장들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마트는 '강희석 체제'에서 공들인 기존점 리뉴얼 작업을 구체화한다는 전략이다.
강 대표는 취임 직후 기존점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을 끌어올렸으며, 온·오프라인 연계를 강화해 코로나19 위기를 수혜로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마트는 지난해 월계점과 신도림 점 등 9개 기존점을 전관 리뉴얼했으며, 그로서리(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먹거리 수요를 흡수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이마트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국내 유통기업 가운데 최초로 연 매출 2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이마트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21조39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8% 늘었고 영업이익은 2371억 원으로 57.4% 신장했다.
이마트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온라인·비대면 쇼핑 수요에 발맞춰 올해 하반기 그로서리(신선식품) 배송 시스템 강화, 이베이코리아 PMI(인수 후 통합작업) 추진 및 네이버(장보기), W컨셉(패션)과 협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오는 2023년 장보기 시장 규모가 2배 성장할 것으로 보고 프리미엄 그로서리 강화 및 저녁배송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아울러 같은 기간 비장보기 시장이 3배까지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패션과 뷰티, 반려동물 카테고리를 집중 육성하는 것은 물론 고객을 끌 수 있는 '탑 티어'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한다.
최근 신세계그룹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에 맞춰 사업간 연계 시너지 창출에도 적극 나선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이베이코리아(3조4400억 원), W컨셉(2650억 원)을 인수하고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지분(4743억 원)을 추가 투자한 바 있다.
강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롯데마트는 상반기 비효율 점포 정리 작업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만큼 하반기를 기점으로 '점포 리뉴얼'을 통해 매장 경쟁력 제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마트 12개 점포를 정리했지만, 올해는 한 곳도 폐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점포 효율화 작업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롯데쇼핑 할인점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6조3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9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롯데쇼핑은 우선 연말까지 거점 점포 14곳을 리뉴얼한다는 목표다.
특히, 강 대표는 하반기 카테고리 킬러(상품 분야별 전문 매장) 육성에 힘을 싣는다. 이색 체험 콘텐츠를 중심의 전문 매장을 통해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달 리뉴얼 오픈한 은평점과 광주수완점이 대표적이다. 은평점은 반려동물과 와인 특화매장을 콘셉트로, 광주수완점은 신선식품과 헬스앤뷰티에 초점을 맞춰 리뉴얼했다. 이어 오는 11월에는 잠실점에 와인 전문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추진하는 한샘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대형마트의 리빙 콘텐츠 강화 시너지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점포 리뉴얼로 코로나 속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롯데마트도 늦게나마 킬러 카테고리 육성으로 점포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며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그로서리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이마트와 전문'점 육성' 카드를 꺼내든 롯데마트의 차별화 전략이 하반기 성과를 가늠짓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