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에 '무인화' 숙제…"가맹·고객 편의 최우선"
[더팩트|이민주 기자] 국내 편의점 업계가 무인화 전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비대면 쇼핑 수요 증가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무인매장 확대 등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팔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업체마다 주류 등 일부 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무인 자동판매기부터 걸어 나가면 결제가 완료되는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까지 다양한 실험을 펼치고 있다.
◆ 이마트24, 국내 최초 '완전스마트매장' 도입
업계 후발주자인 편의점 이마트24는 무인화 전략에서 가장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24가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은 지난달 기준 700여 개로 전체 매장의 7.8% 수준이다.
최근에는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최첨단 리테일테크가 적용된 '완전스마트매장'을 오픈했다. 이마트24는 지난 8일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을 오픈했다. 운영 시간은 24시간이며,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 오후 10시부터 11시까지는 완전 무인으로 운영된다.
완전스마트매장은 미국의 아마존고와 같이 쇼핑 후 상품을 들고 매장을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매장이다. 이마트24는 신세계아이앤씨와 자체 개발한 '셀프서비스 스토어' 기술을 이 매장에 적용했다. 핵심 적용 기술은 AI비전, 무게센서, 클라우드POS 등이다.
이마트24는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미래형' 자동결제 편의점을 선보인 바 있다. 이마트24는 2019년 9월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신세계아이앤씨 1층에 이 매장을 내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영·테스트해왔다. 이 매장 역시 완전스마트매장과 같은 형태로 운영된다.
AI 기반의 자동판매기 도입을 위한 실험도 쉬지 않는다. 이마트24는 지난 7월 성동구 이마트24 본점에 '주류 무인 자동 판매 머신'을 설치했다. 이 기계는 일반 주류 판매 냉장고와 비슷한 형태지만, 냉장고 문을 열고 상품을 꺼낸 후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되는 진보된 주류 무인 판매 시스템이다.
이마트24 측은 "가맹점과 고객의 입장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신세계아이앤씨와 손잡고 다양한 방식의 무인 판매 기기를 도입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을 통해 가맹점과 고객들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무인화 전략적 연구소 세븐일레븐 'DT 랩스토어'
국내 최초로 스마트 무인 편의점(시그니처)을 선보였던 세븐일레븐은 최근 무인화·비대면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매장 'DT 랩 스토어'를 오픈했다. 세븐일레븐의 하이브리드 매장 수는 130여 개 수준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8월 서울 금천구 롯데정보통신 건물에 DT 랩 스토어를 열었다. 운영 시간은 24시간이며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를 제외한 시간에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세븐일레븐은 롯데정보통신과 협업해 차세대 디지털 기술을 적용했다. 핵심 적용 기술은 △3D 라이다(레이저 기반 사물 측정 센서) △AI 결품관리 △통합관제 시스템 △AI 휴먼(AI Human) 등이다. 이 매장 운영을 바탕으로 일반 점포의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점포에 적용이 가능한 모델은 미래형 스마트편의점인 '시그니처 3.0'이다. 시그니처 3.0은 자동 운영 모드와 일반 모드로 운영할 수 있다. 이중 게이트에서 입점 인증 절차(결제수단 등록)를 진행하며, 인공지능 결제로봇 '브니'를 통한 셀프 계산 시스템을 갖췄다.
하이브리드 매장 이외에 자판기형 편의점 모델인 '세븐익스프레스'고 갖추고 있다.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는 IT 판매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편의 기능을 두루 갖춘 스마트형 자판기형 편의점이다.
세븐일레븐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고 가맹 경영주에게 보다 나은 수익과 만족을 줄 수 있는 기술과 정보를 연구하고 공부한다"며 "세븐일레븐이 그간 다져온 우수한 디지털 기술들을 가맹점에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CU, 안면 인증으로 출입하는 '테크프렌들리' 점포 상용화
편의점 CU 역시 올해 '스마트 편의점' 사용화 모델을 마련했다. CU의 하이브리드매장 수는 현재 300여 개다.
CU는 지난 1월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테크 프렌들리 CU' 1호점 CU바이오에피스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첨단 기술 적용으로 고객 친화적인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 편의점으로, 점포 입장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이 논스톱으로 이뤄진다. BGF리테일이 자체 개발한 비즈니스 로직이 적용됐으며, 주요 기술은 △클라우드 POS △비전캠(상품 이동 추적) △모션캠(동선 추적) △360캠 등이다.
CU는 업계 최초로 안면 인증 출입 및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출입 편의성을 높이고 보안성 문제를 보완했다. 입구에 설치된 안면 등록 키오스크에서 안면 정보와 'CU 바이셀프' 정보를 최초 1회만 등록하면 재방문 시에는 휴대폰 없이 페이스 스캔만으로 매장 출입과 상품 결제가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편의점 모델인 'CU 바이셀프' 점포도 늘려가고 있다. CU 바이셀프 매장은 일반 편의점과 달리 본인 인증을 통한 출입 시스템 및 셀프 결제 시스템이 적용된 특수 점포로 주로 인 스쿨(In-School), 인 오피스(In-Office), 인 팩토리(In-Factory) 등을 중심으로 입점하고 있다.
이외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주류 자판기) 등을 개발해 점포별 특성에 맞춰 선별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호텔이나 리조트 등 특수 입지에 설치하고 있다.
CU는 "전국 1만5000여 가맹점에 업계 최고 수준으로 고도화된 운영시스템을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새로운 디지털 쇼핑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GS25, 미래형 편의점, 셀프 스토어로 '활로' 찾는다
지난 2018년 안면 결제를 도입한 바 있는 GS25는 지난해 미래형 '완전 무인' 점포를 선보였다. GS25 하이브리드 매장은 430여 개다.
GS25는 지난해 1월 미래형 편의점 GS25 을지스마트점을 오픈했다. GS25는 을지스마트점이 계산대를 없앤 완전 무인점포로 2세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점포라고 설명했다. BC페이북 QR 코드를 인식해 입장한 뒤 물건을 고르고 게이트를 빠져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적용 기술은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 △AI 결제시스템 △영상 인식 스마트 카메라 △무게 감지 센서 등이다.
하이브리드 매장 모델 명칭은 '셀프 스토어'다. 셀프스토어는 낮에는 점원이 상주하지만 야간, 심야시간대에 무인 형태로 운영한다. 입장 시 교통카드나 신용·체크카드로 인증하고 상품을 고른 뒤 셀프 계산대에서 직접 결제하면 된다. 단 심야 시간대에는 담배와 즉석커피 등은 판매하지 않는다.
무인 주류 자판기는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GS25는 지난 6월 페이즈커뮤의 무인 자판기 도입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즈커뮤 무인 자판기는 모바일앱을 통해 성인인증을 거친 고객이 발급 받은 QR코드를 자판기 스캐너에 인식시킨 후 주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GS25는 "각 산업 영역에서 AI와 딥러닝 학습 기술 등이 활용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변화하는 첨단 유통 환경 속에서 가맹점 경영주와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는 데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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