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이어 백화점도 진출…'판 커지는' 골프웨어 시장

유통업계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하는 골프산업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나서고 있다. 사진은 박민지 선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티샷을 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패션업계뿐 아니라 백화점도 진출…골프 매장 강화하고 신규 브랜드 론칭

[더팩트│최수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골프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골프웨어 시장 경쟁에도 제대로 불이 붙었다. 기존 패션업계는 물론 백화점까지 가세하며 골프 산업의 신규 고객군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를 잡기 위해 잇달아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고,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 커지는 골프웨어 시장…"MZ세대 고객군, 지금 잡아야"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계는 새로운 골프웨어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골프웨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골프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골프장 이용객 수는 약 4700만 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5.4%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다수의 산업이 타격을 입었으나, 골프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적은 실외활동으로 인식돼 이용객 수가 오히려 늘었다는 분석이다.

경영연구소는 "주 52시간 근무 제도의 시행으로 워라밸이 가능해지며 퇴근 후 여가시간이 확보되자 체육활동 시간이 증가하면서 골프에 대한 관심과 접근이 증가했다"며 "2030 세대가 골프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젊은층의 골프 참여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여행 급감, 실내 활동 및 모임 자제 등의 이유는 골프장 운영업 시장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코로나19로 침체된 골프연습장 시장의 단기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우나, 신규골프 입문자가 증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골프웨어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2015년 3조750억 원에서 2019년 4조6315억 원으로 50.6%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져 오는 2022년에는 6조335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심에는 새로운 고객군으로 떠오른 'MZ세대'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업계에서는 올해 가장 중요한 아이템 중 하나가 골프웨어"라며 "특히, 실내 골프를 칠 때도 골프웨어를 입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MZ세대가 골프에 관심을 가지자 생긴 변화다. 스타일 역시 운동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Z세대가 지금부터 골프를 치기 시작하면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들은 의류의 금액대보다 자신만의 취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비싸도 마음에 들면 구매한다. 저렴한 것도 마찬가지다. MZ세대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그들에 맞춘 전략을 선보이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션업계에서는 기존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신규 골프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을 신규 개관하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골프 관련 플래그십스토어.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 "대기업도 전략 수정" 오프라인 확대하고 라인업 강화

그 결과 기업들의 판매 지표도 달라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골프웨어 브랜드 제이린드버그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성장했다.

코오롱FnC에 따르면 자사 골프웨어 브랜드 '왁'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배 성장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위트 넘치는 디자인 콘셉트(골프 정통성과 어우러지는 하우스의 포커 게임과 체스게임 모티브)와 트렌드 전략상품 배치해 영골퍼 공략한 게 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다수의 패션기업들이 최근 골프웨어 전략을 수정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우선, 코오롱FnC는 MZ세대 골퍼들의 소비 패턴에 맞는 쇼핑을 제안하기 위해 지난해 골프 전문 온라인 셀렉트숍 '더카트골프'를 론칭했고, 1년 만에 폭풍 성장하자 전용 앱까지 별도 출시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 '골든베어'도 새롭게 출시했다. 스트리트 무드를 즐기는 2030 영골퍼들을 타깃으로, 유니섹스 라인의 캐주얼한 컬렉션을 선보인다.

LF는 지난 8월 골프 사업을 전면 개편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헤지스골프'를 디자인과 기능성 중심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2009년 브랜드 론칭 후 처음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교체하며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리뉴얼은 세련된 스타일과 퍼포먼스 기능의 조화를 완성하는 데 초점 맞춰 진행됐다. 헤지스골프는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 감성을 살리면서도 활동성을 극대화한 골프웨어를 선보이며 3040 골퍼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LF는 지난해 해지스골프 이후 11년 만에 캐주얼 골프웨어 브랜드 '더블플래그'도 내놓았다. 더블플래그는 30대 골퍼들의 취향에 맞춰 유쾌하고 자유로운 스트릿 캐주얼 감성을 극대화한 젊은 골프웨어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지난 3월 강남구 신사동에 처음으로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플래그십스토어 오픈을 통해 제이린드버그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플래그십스토어는 덴마크 출신의 건축가 겸 디자이너 데이비드 툴스트럽이 전체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으며, 총 2층 규모로 브랜드를 보다 폭넓게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 고객들은 올드한 느낌을 싫어한다"며 "기존의 평범한 스타일은 좋아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깔끔하면서도 라인이 들어가 몸매를 부각할 수 있다거나 자기가 원하는 색상이 들어간 의류를 찾는다. 옷으로 정체성을 나타내는 게 그들에겐 중요한 일이다. 그러면서 의류의 기능성도 본다. 그렇기에 의류 업계에서 골프웨어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인 백화점에서 MZ세대 맞춤형 골프 전략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의 자체 스트릿 패션 편집숍 피어에서 골프 카테고리를 강화한 모습. /현대백화점 제공

◆ 백화점도 '골프' 꽂혔다…자체 브랜드 론칭하고 매장 확대

백화점 역시 골프 관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자체 편집숍 케이스스터디에서 '케이스스터디 골프클럽'이라는 프로젝트 브랜드를 신규 론칭했다. 케이스스터디 골프클럽은 제이린드버그 등 기존 골프 브랜드와 협업해 골프웨어와 골프백 등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

골프장에서도 개성을 찾는 2030세대 골퍼들이 늘어나면서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는 것이 신세계백화점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신규 개관하는 오프라인 지점에서 골프 관련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 의왕시에 오픈한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에서는 3040세대 골퍼를 위해 체험형 골프 매장을 선보였다.

국내 유통사 최초 시타 퍼팅베이를 도입한 'PXG 매장'에서는 직접 클럽을 사용해본 후 구매할 수 있으며, '타이틀리스트'도 클럽 팩토리 매장과 피팅 전문 매장이 결합된 'TFC' 형태로 입점한다. 이외에도 퍼팅과 스윙 연습이 가능한 특수 모래가 설치된 벙커 연습장을 갖추고 있으며, △세인트앤드류스 △AK골프 등 17개의 유명 골프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지난 6월에는 소공동 본점 6층을 리뉴얼하고 골프 매장을 확대했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골프 브랜드 매장 전체 면적을 기존보다 30% 늘린 1400㎡ 규모로 확대하고, 하이엔드 골프웨어 브랜드 5개를 입점시킨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자체 스트릿 패션 편집숍 '피어'를 통해 2030 골프 인구를 겨냥한 '액티브 스포츠'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르쏘넷·포트메인·오뗄 생트로페 등 신생 영골프 브랜드 10곳의 상품과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의 골프 라인도 오프라인 최초로 선보인다.

동시에 골프 팝업스토어를 여는 전략으로 방문객을 늘리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 서울', 무역센터점 6층에 위치한 스트릿 패션 편집숍 '피어' 매장 등에서 MZ세대 골퍼를 겨냥한 영 골프 팝업스토어 '액티브 스포츠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역시 MZ세대 고객이 중요하다"며 "MZ세대의 관심사가 백화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판매나 매출을 늘리는 것만큼 중요한 게 백화점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건데 MZ세대와 소통하고 그들의 문화를 공유하는 게 도움이 된다. 3040세대에서 골프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에 그런 쪽으로 전략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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