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규제에도…네이버-카카오 같은 듯 다른 행보, 왜?

대표적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플랫폼으로 일컬어지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사뭇 다른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카카오 시총 감소 규모, 네이버 2배 뛰어 넘어

[더팩트|윤정원 기자] 금융당국의 플랫폼 규제 리스크로 인해 동반 급락했던 카카오와 네이버가 다소 엇갈린 주가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16일 카카오는 전 거래일(12만2500원) 대비 1000원(-0.82%) 하락한 12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12만5000원까지도 올랐으나 금세 하락 전환했다. 카카오는 4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같은 날 네이버(NAVER)는 코스피 약세에도 불구하고 전일 대비 1500원(+0.37%) 상승한 40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오름세로 장을 마친 건 네이버가 유일하다. 앞서 네이버 역시 3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 했으나 이날은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7일 금융위원회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을 비롯한 온라인 금융플랫폼 기업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투자 중개 행위'로 결론냈다. 빅테크 서비스의 핵심 맥락인 상품 비교·추천이 '광고 대행'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금감원은 금소법 계도 기간인 24일까지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중개업자로 등록할 것을 요구했다.

해당 발표 직후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것은 단연 카카오와 네이버다. 두 회사의 주가는 당국 발표 이튿날인 8일부터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달 7일부터 16일까지 카카오의 시총은 8조4848억 원에서 54조665억 원으로 21%(14조4183억 원) 쪼그라들었다. 네이버의 시총은 73조150억 원에서 66조339억 원으로 10%(6조9811억 원) 감소했다.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타격이 상당하지만 시총 감소 규모를 보면 카카오가 네이버의 2배 이상이다. 최근 카카오가 골목상권 상생방안을 발표한 점까지 고려하면 격차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지난 14일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 스마트호출 전면 폐지와 꽃‧간식 배달 중개 사업 철수 방침을 골자로 한 상생안을 피력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의 목표 주가는 낮추고, 네이버의 목표 주가는 유지하는 등 대조적인 관측을 내놓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비가맹 택시 배차 차별 등 카카오에 대해 규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기존 20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10% 낮췄다. 한화투자증권도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기존 18만5000원에서 17만 원으로 8.1% 하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네이버의 경우 사실상 규제 청정 지역에 속한다"면서 목표 주가 57만 원을 유지했다. "이번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라는 설명도 덧댔다. 현대차증권도 "네이버에 대한 금융 규제의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매수 의견과 목표 주가 60만 원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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