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철수설' 돌았던 '빅마켓' 확대 전략 통할까

롯데쇼핑이 올해 실적 반등을 위해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민주 기자

내년 빅마켓 창원중앙점 오픈…대형마트→빅마켓 전환 '승부수'

[더팩트|이민주 기자] 롯데쇼핑이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급증한 온라인·비대면 소비로 직격탄을 맞은 롯데쇼핑이 점포 구조조정 이후 남은 기존점을 리뉴얼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내년 상반기 경상남도 창원 성산구 소재 '롯데마트 창원중앙점'을 빅마켓으로 리뉴얼한다. 아울러 추후 롯데마트 일부 매장을 빅마켓으로 전환하기 위해 적절한 후보를 선정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롯데 빅마켓은 지난 2012년 롯데쇼핑이 내놓은 창고형 할인점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 빅마켓 점포 수는 상반기 기준 2개(금천점, 영등포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빅마켓 3개 점포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폐점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4년 오픈한 롯데 빅마켓 킨텍스점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매장을 열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빅마켓 MD조직이 롯데마트 사업부로 흡수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빅마켓 철수설이 돌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빅마켓 확대에 힘을 주는 배경으로 경쟁사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중심으로 한 창고형 매장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꼽는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2분기 총매출액은 80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억 원 늘었다. 지난해 총매출액은 2조89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9% 신장했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은 8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2억 원 늘었다.

빅마트 경쟁사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매년 매출을 평균 20% 이상 늘리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 /이민주 기자

점포 수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마트에 트레이더스 점포 수는 이달 기준 기준 20개다. 이마트는 올해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20번째 점포인 '연산점'을 오픈했으며, 내년에 트레이더스 동탄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해에만 트레이더스 3개 점포를 출점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50개까지 점포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7조274억 원으로 연평균 18.8% 성장하고 있다. 같은 기간 백화점 성장률은 2.7%, 대형마트 1.3%에 그친다.

롯데쇼핑이 창고형 할인점 시장 공략에 다시 한번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단순한 점포 수 확대가 아닌 운영 부문에서의 '차별화 전략' 수립 없이는 시장 선점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창고형 할인점 시장 진출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역시 이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한다. 실제로 홈플러스 역시 실적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창고형 할인점 전환 전략을 내놓았다. 홈플러스는 지난 4월 기존 점포를 창고형 할인점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빅마켓의 경우 일부 점포가 대형마트(롯데마트) 등과 상권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며 "타사 창고형 할인점이 잘되고 있고,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내부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롯데마트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면서도 타사 창고형 할인점 고객을 빅마켓으로 유인할 요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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