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수리권 보장법' 발의…맘대로 AS 퇴짜 못 놓게
[더팩트|한예주 기자] 애플의 폐쇄적 사후서비스(AS) 정책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단말기 수리권 보장법'이 발의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국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13일 소비자의 휴대폰 수리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휴대폰 제조업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휴대폰 수리에 필요한 부품, 장비 등의 공급·판매를 거절하거나 지연하는 행위, 휴대폰 수리를 제한하는 소프트웨어(SW) 등을 설치·운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위반 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실조사 후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신설하는 내용이다.
김 부의장은 휴대폰이 고가의 제품인 데 반해 AS가 취약해 가계통신비 부담의 증가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의 휴대폰 수리권을 보장함으로써 소비자의 이익 저해를 방지하는 것이 해당 법안 발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김 부의장에 따르면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도 애플의 폐쇄적인 AS 정책에 제동을 가하기 위해 자가 수리, 또는 제3자를 통해 수리하는 경우 제조업자가 소비자에게 AS 제공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 행정명령이 지난 7월 9일 서명 즉시 발효되면서 국내에서도 소비자 수리권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존과 달리 무단개조 등의 이유로 애플이 수리 거부를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법안은 휴대폰 외에 태블릿 수리 정책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의장은 "최근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로 인해 국내 단말기 시장은 애플과 삼성의 독주 체제가 됐다"며 "특히 애플의 폐쇄적인 수리 정책은 소비자 수리권을 크게 저해하는데, 이러한 폐쇄적 정책으로 인해 국민의 가계통신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 빨리 개정안이 통과돼 국내 소비자가 해외 소비자와 동등하게 휴대폰 수리권을 보장받고, 휴대폰 수리 시장의 경쟁 활성화로 경제가 증진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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