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계대출 증가폭 절반으로 꺾였다…수요는 여전히 높아

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8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8149억 원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7월(6조2009억 원)의 절반(43.4%) 수준을 보였다. /더팩트 DB

8월 5대은행 가계대출 잔액 698조8149억 원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 농협은행으로부터 시작된 가계대출 중단 이후 대출 가수요가 크게 늘어났지만 전반적인 대출 증가세는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세대출을 중심으로한 주택자금 수요는 여전히 높았다.

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8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8149억 원을 기록했다. 7월 말 대비 3조5068억 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7월(6조2009억 원)의 절반(43.4%) 수준을 보였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4월 9조2266억 원까지 높아진 뒤 5월 3조546억 원, 6월 1조2996억 원으로 둔화 흐름을 보이다가 7월에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가계대출 증가 흐름이 꺾인 것은 금융당국이 올 초 은행권에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준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데서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이미 목표치를 넘어서자 지난달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용대출을 제외한 모든 가계대출을 중단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농협은행의 8월 가계대출 증가율은 0.43%로 전월(1.27%) 대비 크게 낮아졌다.

타 은행 역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속도 줄이기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대출을 받는 자)의 연봉 내로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는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 시행에 들어갔다. 은행권에서는 마이너스통장(마통)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축소하는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조치에 8월 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932억 원으로 7월말(140조8930억 원)보다 12억 원 증가에 그쳤다.

다만, 주택자금 수요는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493조3138억 원으로 전년말 대비 3조8311억 원 증가했다. 7월 증가액(3조8234억 원)보다 소폭 높은 액수다.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1% 감소해 주담대 수요가 크지 않았으나 높은 전세대출 수요가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주담대 수치에 포함되는 전세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3조6334억 원 늘어난 119조970억 원을 기록했다. 7월 증가액인 1조9727억 원에 비해서도 1조5000억 원 넘게 증가했다. 전세대출이 주담대 증가액의 대부분인 것이다.

9월부터는 모든 은행이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수준으로 제한하는 등 강화된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기에 증가폭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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