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신규 개설 건수는 61% 늘어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대출을 미리 당겨 받는 가수요 증가 현상이 최근 일주일 새 눈에 띄게 늘어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자 은행들이 대출 한도 축소에 나선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6일 일주일 동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은 2조8820억 원으로 직전 일주일(13~19일) 나타낸 4679억 원 대비 6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한도를 미리 확보해두고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마이너스통장(마통) 신규 개설 건수는 같은기간 9520개에서 1만5366개로 61% 늘어났다.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규 취급 제한과 신용대출한도 축소(최대 1억 원·연소득 100% 이내)를 예고한 지난 20일 전후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는 대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해 미리 돈을 당겨 놓으려는 가수요가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권고하면서 은행들이 최대 연봉 2배에서 1배 이내로 줄이는 취급 계획을 속속 발표했다"며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기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가 몰린 탓"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한도를 이미 줄인 농협과 하나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다음달 중 '연소득 범위 이내'로 대출을 축소 조정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도 대출자의 연봉수준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조정해 조만간 시행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도 비슷하다.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최대 5000만 원으로 감액되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이 마통 한도를 개인당 최대 5000만 원으로 축소한데 이어 신한·우리·카카오뱅크는 현재 시행 중인 5000만 원 제한 취급을 유지할 계획이다.
대출자는 한도가 줄어드는 동시에 대출금리는 더 오르는 이중고에 처했다. 지난 26일 기준금리 인상(0.5%→0.75%)에 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1년 이상 이어져 온 초저금리 시대가 종결되고 본격 금리인상기 초입에 접어들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집값 움직임과 경기회복세에 따라 내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예·적금 금리를 소폭 인상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3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2∼0.3%포인트 올리며 농협은행도 다음 달 1일 예적금 금리를 0.05∼0.25%포인트 상향한다.
대출금리는 최저 연 2%대 금리가 사라지게 되며 주택담보대출엔 연 5%대 금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은행 수신금리 인상분은 10월 15일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상승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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