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률 25%·성과급 1200% 요구…중노위 조정 결렬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HMM이 1976년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HMM 해원연합노동조합(해상노조)'은 오늘(23일) 낮 12시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육상노조(사무직)도 쟁의권을 확보해 조만간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 해상노조는 전날 낮 12시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해상노조는 앞서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2차 조정회의에서 사측과 협상에 나선 바 있으나 결국 결렬됐다. 중노위는 최종적으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는 양측의 입장차가 너무 커 조정안 제시가 의미 없는 경우 내려지는 조치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은 찬반투표 실시 배경에 대해 "회사 측에서 조금 더 성의를 보였다면 대화가 진전됐을텐데 찔끔 올린 임금인상률에 조합원들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선원들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육상노조는 해상노조에 앞서 중노위 조정이 결렬된 바 있다. 다만 육상노조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 일정을 아직 공지하지 않은 상태다. 육상노조의 경우 사측 제시한에 찬반투표를 한 결과 95%가 반대표를 냈다.

김진만 HMM 육상노조 위원장은 "주말인 까닭에 조합원들에 공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만간 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 공지하고 나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측은 육상노조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지급, 연말결산 이후 장려금 200% 제공, 교통비 5~10만 원, 복지포인트 50만 원 등의 내용이 담긴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내부에선 '8년간 임금동결'을 보전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노조는 임금인상률 25%, 성과급 1200%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육상노조와 해상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별개로 진행하나 추후 공동투쟁위원회(가칭)를 통해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양 컨테이너 운송업을 영위 중인 HMM의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출기업들은 난감해진 상황이다. 고운임을 지불해도 선복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HMM마저 파업에 들어가면 배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운항 중이거나 해외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은 파업할 수 없고 국내에 정박 중인 선박은 파업이 가능하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