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 관련 금융사 CEO 징계 영향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취소소송 1심 판결이 20일 열린다.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사 CEO 징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재판 결과에 금융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오후 2시 손태승 회장이 금감원을 상대로 낸 징계취소 행정소송 1심 선고 공판을 열 에정이다. 다만, 당일 법정에는 손태승 회장과 금감원장 본인이 아닌 원고와 피고 측 대리인들이 각각 출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이 지난해 1월 손태승 회장(DLF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에게 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내리자, 손태승 회장은 지난해 3월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과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가처분신청에서는 손태승 회장이 승소했다.
이번 소송 최대 쟁점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을 근거로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를 내릴 수 있는지 여부이다.
현행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법령을 준수하고 경영을 건전하게 하며 주주·이해관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사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해야 할 기준·절차(내부통제기준)를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금감원 측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중징계가 합당하는 입장인 반면 손태승 회장 측은 내부통제 기준을 충분히 마련했으며,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경영진까지 제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소송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여러 금융사 CEO들의 소송 결과 및 징계수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사모펀드 관련 제재를 손 회장 1심 판결을 지켜본 후 확정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손태승 회장과 동일한 사안으로 문책경고를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함영주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서울행정법원에 징계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월 문책경고를 받았다. 또한 박정림 KB증권 현 각자대표(문책경고),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직무정지), 김형진·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각각 직무정지, 주의적경고) 등은 지난해 11월 금감원 징계를 받았다.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도 하나은행이 판매한 사모펀드와 관련해 문책 경고를 사전 통보받은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DLF 뿐만 아니라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관련해서 금감원이 금융사 CEO에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징계를 통보했다"며 "이번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1심 소송 판결은 많은 CEO들의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