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효과' 언제쯤?…"버틸까, 말까" 삼성전자 개미들 '고심'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이동률 기자

증권가 "반도체 전망 불확실" vs "과도한 우려" 견해 엇갈려

[더팩트|윤정원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황 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에도 주가는 맥을 못추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3일, 전 거래일보다 2600원(-3.38%) 내린 7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사흘 연속 연중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작년 12월 23일(7만39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전 거래일 대비 2200원(-3.06%) 하락한 6만96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올해 최저가다.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간 이날은 공교롭게도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풀려난 날이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따른 상승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분야의 흙빛 전망을 빗겨나가지 못한 모습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코로나19 특수로 증가했던 PC 등에 대한 수요가 둔화하면서 D램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D램 업황은 활력을 잃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키움증권 또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0만5000원에서 9만7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PC OEM 업체들에서 D램 주문량 축소가 나타났다. D램 스팟 시장 참여자들의 구매 심리가 크게 악화해 가격 하락 압력이 높아졌다"면서 "단기적인 D램 업황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부품 부족 이슈로 전방산업 세트 생산에서 차질이 지속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메모리 고객사 구매 움직임이 소극적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4분기 반도체 가격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가 과하다는 해석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은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불확실성과 2018년 4분기 다운사이클(하강기)의 학습효과에 따른 트라우마로 판단된다. 하지만 재고 증가, 메모리 가격 하락 전환 등의 우려는 과거 사이클과 비교할 때 다른 측면이 많아 다소 과도한 우려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를 지나면서 D램의 업황이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러한 전망이 주가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D램의 현물가격 급락세가 일단락되고, 서버와 스마트폰의 수요 회복이 목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현장에 복귀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주가가 회복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 부회장은 출소하자마자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만나 경영현안을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부회장은 반도체·배터리 사업 미국 투자, 상생경영 등 오너로서 대응해야 할 현안들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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