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사업서 시너지 낼 수 있는 M&A 진행할 가능성 존재
[더팩트│최수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 초부터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추진,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가운데 지난해 신세계 최대주주로 올라선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올해 하반기 신규 투자 행보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 정유경, 올해 M&A 진행하지 않아…연내 M&A 나올까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이 올들어 진행한 M&A는 △이베이코리아 인수(3조4000억 원)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추가 투자(4742억5350만 원) △더블유(W)컨셉(2650억 원) 인수 △SSG 랜더스 야구단 인수(1400억 원) 등 4건이다.
평균 기간을 따지면 2개월 주기로 M&A를 진행한 셈이며, 총 M&A 규모는 4조3000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해 하반기 이마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올해 신세계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사업 성과를 내야 하고, 단기적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M&A'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이에 정유경 총괄사장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 총괄사장이 지난해 9월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일부 지분을 증여받아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오빠인 정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의 신규 M&A를 추진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정용진 부회장과 달리 정유경 총괄사장은 올해 M&A를 진행하지 않았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진행한 M&A는 까사미아(2018년, 1837억 원)가 마지막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는 스위스 퍼펙션(2020년)을 인수했지만, 정확한 인수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도 자체가 없던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신세계백화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에 있다"며 "휴젤 역시 인수 검토를 진행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보톡스 회사인 휴젤 M&A 규모는 2조 원 이상으로 점쳐지며, 정유경 총괄사장이 진행하는 첫 '조(兆) 단위 인수'로 알려졌다. 특히, 정 총괄사장이 이끄는 뷰티 사업과도 연계해 새로운 상품군 또는 브랜드를 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며 기대가 커졌다.
인수는 성사되지 않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7월 "휴젤의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재공시하며 인수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 정유경, '직접 키운다' 방식 선호…M&A 이상의 투자 진행
오너의 의사 결정 없이는 규모 있는 굵직한 투자를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M&A는 기업의 향후 사업 방향과 전략, 오너의 의중을 알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척도로 꼽힌다.
다만, 정유경 총괄사장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M&A'보다는 직접적인 투자와 자체 브랜드 개발 등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에서 이달 오픈하는 '대전신세계'의 경우 투자 금액만 7000억 원이 넘는다.
신세계가 최근 선보인 럭셔리 뷰티 브랜드 '뽀아레'도 같은 전략이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 2015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뽈 뽀아레'의 상표권을 인수한 이후 6년 만인 올해 3월 '뽀아레'라는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며 뷰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A는 기업이 단시간 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자체 브랜드는 브랜드 충성도를 키우고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데 더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는 백화점 사업과 연계한다면 오히려 후자가 더 강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M&A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유경 총괄사장이 뷰티 사업을 키우기 위해 나서는 만큼 관련 분야에서 M&A를 진행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아무래도 뷰티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으니 그쪽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쪽으로 찾지 않겠나"라며 "정유경 사장이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자체 뷰티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런 것을 볼 때 M&A 역시 같은 쪽에서 진행할 수 있다. 어떤 곳에 투자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결정된다면 온라인, 오프라인 양쪽 모두 규모 있는 유통 플랫폼이 있어 어떤 식으로 선보여도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