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경쟁률‧밸류에이션 평가 등 살펴야
[더팩트|윤정원 기자] 공모주 청약 열풍이 역대급으로 거센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목돈을 투자한 효과가 있었다며 이득을 톡톡히 챙긴 이가 있는 반면 공모가를 하회하는 주가에 푸념 일색인 투자자들도 한둘이 아니다. 투자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공모주의 '옥석(玉石)'을 가려야 할까.
올해는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現 하이브) 등 대어급 공모주 청약이 줄을 이었다.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넘어서 맥스트와 같이 '따상상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 형성 후 3일 연속 상한가) 기록을 쓰는 종목까지 있었다. 다만 하반기 최대어로 일컬어진 게임 대장주 크래프톤 투자자들의 경우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크래프톤은 상장 첫날인 지난 10일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8.8% 하락한 45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 기준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24조4000억 원에 달했으나 첫날 종가 기준 시총은 22조2000억 원에 그쳤다. 상장 이튿날인 11일에도 하락세는 이어졌다. 이날 크래프톤은 전일 대비 10.35% 하락한 40만7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공모가(49만8000원)와 비교했을 때 18.27%나 낮은 수준이다. 다만 12일 오전 11시 현재 전일보다 1500원(0.37%) 오르며 소폭의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공모주 청약 성적이 오락가락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청약 경쟁률이 높고, 공모가가 희망 밴드 상단을 초과한 기업에 주목하라고 이야기한다. 공모주 청약 단계에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평가도 필수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3년 동안 최종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기업이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한 달 최대 40%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크래프톤의 경우, 공모가 측정 단계에서 명확한 비교 그룹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기관 대상 수요에측에서도 경쟁률 243대 1이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든 바 있다. 일반청약에서도 경쟁률은 7.8대 1 수준이었다.
현재 상장을 앞둔 대어는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현대중공업 등이다. 카카오페이는 앞서 공모가 희망 밴드를 6만3000원~9만 6000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LG화학에서 물적분할된 2차 전지 세계 1위 LG에너지솔루션도 연내 상장을 계획 중이다.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된 현대중공업도 9월 중으로 상장이 예정돼 있다.
한편, 공모주 청약 열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투자자 모시기에 한창인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대형 증권사 처음으로 온라인 공모주 청약 첫날 마감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증권사의 공모주 청약 가능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였다. NH투자증권은 온라인 공모주 청약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온라인 청약에 1500원~2000원가량의 수수료를 받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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