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부는 친환경 바람…대형마트서 無라벨 제품 찾아보니(영상)

ESG 경영이 핵심 가치로 떠오르면서 식품업계에서도 라벨이나 플라스틱 용기를 제거한 친환경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문수연 기자

생수 20~40% '무라벨'…간장·우유 일부 제품만 '무라벨'

[더팩트|문수연 기자]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ESG 경영(환경보호, 사회공헌, 윤리경영)이 핵심 가치로 떠오르면서 식품업계에 안팎에서도 '무라벨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등 친환경 경영 확산 움직임이 일고 있다.

환경에 대한 시민의식과 더불어 친환경 포장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식품업계에 불고 있는 친환경 바람이 우리 일상에 얼마만큼 스며들었을까.

10일 서울 노원구, 도봉구 일대에 위치한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찾았다. 각 점포별 식품코너에서 가장 먼저 발걸음을 옮긴 곳은 음료·생수 판매 매대다.

음료 및 생수는 식음료 제품군에서 가장 먼저 친환경 포장 제품 출시에 나선 분야다. 지난해 12월 25일 시행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의 계도기간이 지난 6월 26일 종료돼 투명 페트병 라벨 분리배출이 의무화되면서 분리배출이 용이한 '라벨프리'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대형마트의 생수코너는 타 제품군에 비해 무라벨 비중이 높았다. 롯데마트의 생수 코너에는 2L 생수 10종 가운데 4종이 무라벨 제품이었다. 롯데마트 자체 상품인 '온리프라이스 미네랄워터'도 무라벨로 리뉴얼해 출시했다. 자체 상품인 탄산수 '스파클링 워터'도 라벨을 제거했다.

무라벨 제품이 진열된 매대 앞에는 '2020년 12월 25일부터 투명 페트병은 따로 분리배출 해주세요'라는 문구와 더불어 투명 페트병 배출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담은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무라벨 제품의 가격이 기존 가격과 동일한 만큼 무라벨 생수를 구매하는 고객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날 롯데마트를 찾은 한 고객은 "원래 사던 제품이라 리뉴얼된 이후에도 구매했는데 재활용까지 용이해서 편하다"라며 "기존과 동일한 가격에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마트 역시 자체 상품인 '시그니처'와 '노브랜드' 생수를 비롯해 2L 8종 가운데 3종이 무라벨 제품이었다. 홈플러스는 생수 8종 중 자체 상품인 '심플러스 맑은샘물'을 포함, 2종이 무라벨 제품이었다. 자체 상품인 탄산수 '시그니처 스파클링워터'도 라벨 없이 판매되고 있다.

홈플러스 직원은 "최근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자체 상품도 무라벨 제품이 나왔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은 편이다"이라고 말했다.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은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함을 따로 마련하지 않거나, 다른 폐기물과 섞어서 버리는 경우 그리고 투명 페트병에 라벨이 붙어있는 경우 등에 한해 과태료를 부과하는데,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 단지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라벨을 제거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보다 용이한 분리배출을 유도할 수 있도록 '라벨 프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재활용 효율성을 높이고 라벨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심, 롯데칠성음료부터 대형마트까지 잇따라 무라벨 생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문수연 기자

생수 시장이 최근 5년 간 연평균 10% 이상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식품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무라벨 생수를 내놨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ECO'를 선보였으며 올해 2월에는 묶음용 아이시스 제품의 페트병 마개에 부착된 라벨까지 없앴다. 농심도 지난 5월 무라벨 백산수 판매를 시작했으며 전체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일반 음료 제품의 경우 여전히 라벨제품이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생수 판매 코너 옆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진열된 음료 제품을 살펴봤다. 현재 코라콜라 '씨그램', 동원F&B '에코보리', 빙그레 '아카페라 심플리', 롯데칠성 '트레비' '칸타타' 등이 무라벨 제품으로 출시됐지만, 실제 마트에서 무라벨 제품을 찾기 어렵다. 이날 5곳의 점포 가운데 홈플러스 1곳에서만 라벨이 없는 '씨그램'을 판매했고, 나머지는 라벨이 부착된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풀무원다논은 라벨의 제품 필수 표기 사항만 상단 덮개로 옮기고 측면 라벨을 모두 제거한 제품을 출시했다. /문수연 기자

음료 외 다른 제품군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요거트 제품 중에서는 풀무원다논의 '그릭요거트'가 유일한 무라벨 제품이었고, 조미김은 동원F&B의 '양반 들기름김에코패키지' 단 한종류만 플라스틱 용기를 없앴다. 간장 제품군에서는 대상 청정원이 이달 출시한 '두번달여 더 진한 진간장 골드'가 유일한 무라벨 제품이지만, 이마저도 롯데마트 한 곳에서만 판매했다.

식품업계는 아직 탈플라스틱 전환 작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지속적으로 친환경 경영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동원F&B는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 15% 절감 목표 달성을 위해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지속적으로 줄여 내년까지 2680t의 플라스틱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 트렌드를 선도함과 동시에 제품 공병 회수와 당사 판매채널, 지자체 협업 등을 통한 페트병 회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사회공헌, 윤리경영 등의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소개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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