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상장 둘째 날 코스피 9위 안착
[더팩트│황원영 기자]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금융주도 덩달아 재평가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둘째 날인 9일 전 거래일 대비 12.42% 오른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코스피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7조2954억 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조1334억 원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에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 6일 카카오는 시초가(5만3700원) 대비 가격상승제한폭(상한가)까지 오른 6만9800원으로 마감했다. 공모가(3만9000원) 기준으로는 78.97% 폭등한 수준이다. 금융주 중에서는 단연 1위로 등극했다.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틀째에도 강세를 보이면서 금융 대장주였던 KB금융과의 시총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종가 기준 KB금융지주는 이날 시총 22조378억 원으로 코스피 18위를 기록했다.
금융주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덩달아 카카오뱅크의 상승 기운을 누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도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합계 8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리딩 금융그룹을 다투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전년 대비 각각 44.6%, 35.4% 증가한 순이익을 냈고 우리금융은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금융지주는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중간배당에 나섰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지주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각각 주당 750원, 150원의 중간배당 계획을 밝혔다. 하나금융도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공시했다.
이 같은 행보에도 금융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미국 장기국채 금리 급락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200 금융지수는 1일 732.35에서 말일 703.45로 내림세를 보였다.
다만,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금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카카오 상장 첫날 KB금융은 5만2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5거래일 평균(5만1880원) 대비 소폭 오른 수준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4만3250원, 1만1050원으로 마감했다. 양사 5거래일 평균가는 4만3300원, 1만1020원이다.
이튿날인 9일에도 4대 금융은 모두 상승 마감했다.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1.53% 오른 5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신한지주는 0.9% 상승 마감(3만9100원)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2.43%, 0.45% 오른 44300원, 1만1100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금융주를 재평가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모가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6배인데 반해 4대 금융지주의 경우 PER이 4~6배에 불과하다. KB금융의 경우 올해 PER이 4.7배, 신한금융은 4.7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4.3배, 3.7배 등에 머물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융회사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가치가 반영된 만큼 금융주가 카카오뱅크처럼 상승폭을 확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업이 국제 경기, 금리, 정부의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큰 폭의 수익률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경기 변동으로 금융주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주와 카카오뱅크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지만 금융주 역시 카카오뱅크라는 플랫폼에 자극을 받아 차별화된 서비스와 주주환원책 등을 내세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won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