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지 오명 벗는다" 백화점 3사 코로나 방역 어떻게 달라졌을까(영상)

백화점이 출입명부 의무화에 따라 QR체크인, 안심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수진 기자

백화점 보안요원, 고객별 QR체크인 일일이 확인…푸드코트 관리 강화

[더팩트│최수진 기자] "QR코드 준비해주시거나 안심콜로 전화 한 통 부탁드립니다."

백화점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4차 대유행과 맞물려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원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그간 비접촉 발열 체크 정도로 진행해 왔던 과거와 달리 입장을 원하는 고객 모두가 QR코드 인증 등 출입명부 작성을 하도록 방역 시스템을 한층 강화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 업계가 '생존'을 위해 방역 강화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각 점포별 풍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 지하철 입구·1층 입구에 'QR 기기'는 물론 고객 지원 요원까지

<더팩트> 취재진은 '출입명부 관리 의무화'로 달라진 백화점의 풍경과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2일부터 이틀간 △롯데백화점 본점(서울 중구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서울 중구 충무로1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서울 강남구 삼성동) 등을 방문했다. 3곳 모두 백화점 입구와 지하철 라인이 연결된 곳으로 타 점포 대비 유동인구가 많은 점포로 꼽힌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달 3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출입명부를 관리하고 있다. 감염에 대한 역학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백화점 3사 모두 출입구마다 QR코드 기기는 물론 1명 이상의 보안요원까지 상시 대기 시켜 고객들의 출입 관리를 철저히 진행했다.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QR체크인 이후 별도로 고객들의 발열 상태도 점검했다.

3사 보안요원들은 장년층 고객이 QR체크인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QR체크인이 어려우시면 안심콜 번호로 전화하거나 수기로 출입명부를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고객님 제가 도와드릴까요", "껐다가 다시 켜보시는 건 어떨까요" 등의 말을 건네며 출입을 도왔다.

다만, 인력 및 기기 배치 규모 등 운영 강도 부분은 백화점마다 다소 차이를 보였다. 우선,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철역에서 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입구의 경우 롯데백화점 본점의 관리 강도가 가장 높았다.

입구에서 QR체크인을 진행하고 들어오면 열화상 카메라가 고객의 발열 상태를 체크한다. /최수진 기자

롯데백화점은 을지로입구역에서 본점으로 이어지는 지하 1층 입구에 3명의 보안요원과 6대의 QR코드 기기를 비치했다. 신세계백화점(회현역-본점)이 2대의 QR코드 기기와 2명의 보안요원을 두고, 현대백화점(삼성역-무역센터점)이 3대의 QR코드 기기와 1명의 보안요원이 배치됐다.

반면, 1층 정문 관리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쓴 곳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다. 현대백화점은 6대의 QR코드 기기와 보안요원 2명을 두고 고객의 출입을 도왔다. 롯데백화점은 3대의 QR코드 기기와 3명의 보안요원, 신세계백화점(본관 기준)은 2대의 QR코드 기기와 1명의 보안요원이 고객의 출입 명부 작성을 도왔다.

◆ "각 매장에선 안 해요" 백화점 QR체크인, 실효성은 '글쎄'

특히, 출입명부 의무화 이전과 달라진 점은 이들 3사 모두 '지하 1층' 관리를 강화했다는 점이다.

그간 지하 1층 푸드코트와 소규모 자리가 마련된 음식점들은 옆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 추가 감염 전파가 쉬운 '집단감염 진원지'라는 지적을 제기돼 왔다. 그러나 푸드코트 내 음식점에서 별도로 출입명부를 관리하지 않으면서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지난달 30일부터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음식점과 푸트코트에서 QR체크인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방역을 강화했다. 지하 1층으로 발길을 옮기자 음식점을 찾은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QR체크인을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QR체크인을 먼저 해야 주문이 가능한 곳, 주문 이후 QR체크인을 하는 곳 등 관리 방식은 다양했으나 이들 매장 모두 출입명부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 1층 푸드코트에서는 QR체크인을 실시하고 있으나 지상층 개별매장에서는 여전히 출입 명부 작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수진 기자

다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남아 있다. 음식점을 제외한 각층 개별 매장에서는 별도의 출입관리를 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백화점의 한 직원은 "백화점 입구에서 QR체크인을 하고 있어서 지하 1층을 제외하고는 매장마다 출입명부를 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도 본사의 방침에 대해 잘 모르지만 고객들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명품관, 프리미엄 화장품 매장, 의류매장 등 백화점에 입점된 대다수의 매장에서 QR체크인 없이 쉽게 들어가 직원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상대방과의 거리는 지하 1층 푸드코트만큼 가까웠다.

또한, 개별매장에서 QR체크인 등을 진행하지 않는 것은 출입명부 의무화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객마다 출입 이후 동선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개별매장에서 이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 만난 여성 고객 김 씨(36살)는 이날 개별매장 출입명부 작성 필요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백화점에서 마스크 벗을 일이 없다고는 하지만 인스타그램만 봐도 매장 탈의실 안에서 마스크 벗고 찍은 사진이 수두룩하다"며 "걱정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매장마다 QR체크인을 진행해야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제대로, 또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소규모로 입장을 관리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지 않겠나. 우리(고객)가 당분간 번거로워도 그런 식으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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