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지막 3분기 맞이한 정영채 NH증권 사장…하반기 과제 '산적'

NH투자증권은 올 2분기에 분기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그러나 옵티머스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최종 처분과 하반기 업황 악화 리스크 등을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남윤호 기자

금융위 옵티머스 최종 처분·업황 악화 등 리스크 '해결 과제'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경영권을 잡은 이래 기록적인 실적 향상을 지속하고 있다. 실적을 키운 면에선 무난한 연임이 예상되지만 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 의외의 복병이 발목을 잡을 수 있어 정 사장의 해결책에 시선이 쏠린다.

◆ '역대급' 2분기 성적표 나타낸 정 사장…'1조 클럽' 입성할까

NH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으로 2705억 원을 기록한 2분기 실적을 지난달 22일 공시했다. 전분기(2574억 원) 대비 5.1%, 전년 동기(2305억 원) 대비 17.3% 증가한 수치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으로는 393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6% 늘었다. 매출은 2조900억 원을 시현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순이익으로 5279억 원을 나타내 지난해 연간 실적의 대부분(91.5%)을 2개 분기 만에 벌어들였다. 영업이익은 누적 7674억 원을 기록하면서 1조 클럽(영업이익 연간 1조 원 이상 기록) 입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는 단기금리 상승에 따른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 정 사장의 보수적 운용 전략 등이 빛을 본 결과다.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는 IB(투자은행)와 WM(자산관리) 부문이 모두 선전한 결과로 풀이된다. IB에선 다수 딜을 수행하면서 상반기 IB 최상위자로 올라섰고, WM부문에서는 디지털채널을 활용한 금융상품판매를 통해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이에 랩어카운트 판매잔고는 지난해 7조 원에서 9조 원대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펀드 평가익 등이 반영되며 트레이딩과 상품손익이 추정치를 크게 상회했다"며 "1분기 순수수료 이익과 트레이딩, 상품 손익이 크게 호조를 보여 2분기에는 감익을 예상했으나 이를 뒤집은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판매에 대한 금융당국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NH투자증권 제공

◆ 옵티머스 사태에 끝내 발목 잡히나…IPO 주관 명예회복에도 나서야

그러나 이같은 실적 달성에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옵티머스펀드 사태 해결 등으로 회사 안팎의 상황이 녹록지 않아 정 사장이 하반기에 도사리는 리스크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먼저는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펀드 판매에 대한 금융당국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3차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 정 사장과 회사에 중징계를 결정했다. 정 사장은 문책경고를, 회사에 대해선 업무 일부정지 및 과태료 부과를 의결했다. 징계가 경감되지 않는다면 정 사장과 회사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위가 금감원 의결대로 최종 결정을 내릴 경우 정 대표는 내년 3월 임기만료 후 연임이 불가해진다. 중징계를 통보받은 임원은 3~5년 동안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회사에 대한 징계로는 영업 일부 정지가 끝난 시점부터 3년 동안 신사업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다. NH투자증권이 받아든 업무 일부정지는 △영업 인·허가 또는 등록 취소 △업무전부정지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중징계다. 기관제재는 △인가취소 △영업정지 △시정 및 중지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기관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된다.

정 사장은 피해자 구제 노력을 금융당국에 어필하는 한편 징계 경감을 끌어내야 한다. 사태에 연루된 관계사들과의 입장정리 등을 매끄럽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 또한 과제다.

실적 면에선 어려워지는 업황에 대비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현재 업계 전반엔 하반기 실적 둔화에 대한 예상이 우려로 떠오른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금리인상,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에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IB도 대면업무와 실사가 어려워진 사업 환경에 의해 지속적인 곤란을 겪고있어 난관을 잘 헤쳐나가야 한다. 실제로 2분기 NH투자증권의 수수료이익은 전 분기 대비 516억 원 줄었다. IB 관련 수수료수익은 940억 원에서 780억 원으로 17% 줄었고 브로커리지는 2470억 원에서 1990억 원으로 19% 감소했다.

아울러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는 정 사장이 IPO 주관 실적 1위 자리를 되찾아 올지 주목된다. 지난해 IPO 주관 실적 1위를 한국투자증권에 뺏겼기에 명예회복에 성공할지도 관심이다.

지난해부터 증권사간 주관사 쟁탈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앞서 정 사장은 공모 규모만 4조3000억 원에 달하는 크래프톤의 대표주관사 자리를 미래에셋증권에 빼앗겼다. KB증권은 예상 기업가치가 100조 원에 달해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뱅크 대표 주관을 차지해 최상위권으로의 점프가 점쳐지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향후 실적과 관련한 계획으로 "NH농협금융그룹과 시너지 및 디지털 비즈니스에 선제적인 집중을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할 계획"이라며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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