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입주 물량에 따른 일시적 현상"…향후 오름폭 전망
[더팩트ㅣ최승현 인턴기자] 3기 신도시 중 청약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경기도 하남·과천시가 올해 들어 전셋값이 하락했다. 전세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지역 중 하남·과천만 전셋값이 줄어든 건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셋값 하락을 놓고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최근 6주만 보면 하남·과천의 전셋값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청약 알림 신청자의 지역 선호도는 △하남시 교산(20%) △과천시(18%) △고양시 창릉(17%) △남양주시 왕숙(15%) △부천시 대장(14%) △인천시 계양(10%)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1, 2위를 차지한 하남·과천은 서울 강남 지역과 인접한 곳으로, 향후 높은 시세차익이 점쳐지는 곳이다.
이러한 뜨거운 관심과 달리 하남·과천의 전셋값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올해 초부터 지난 19일까지 전셋값 변동률을 합산한 결과, 지난해 말(12월 28일) 시세와 비교해 과천과 하남은 각각 2.31%, 0.63% 줄었다. 이 기간에 전셋값이 감소한 지역은 수도권 지역 중 하남·과천이 유일하다.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경기 지역이 평균 5.66% 오른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로 보인다.
하남·과천의 전셋값이 하락한 건 최근 주택 공급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과천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과천푸르지오써밋 △과천센트레빌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과천위버필드 등 총 5116세대가 공급됐다. 하반기에도 △과천제이드자이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 △과천자이 등 총 3425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하남도 올해부터 입주 물량이 확대됐다. 지난해만 해도 입주 물량이 1925가구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하남포웰시티 △힐스테이트북위례 △하남감일스윗시티 등 총 7825가구가 입주한다.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전세 매물도 증가하게 된다. 게다가 이번에 공급된 주택들은 실거주 의무를 피했다. 하남·과천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지만, 실거주 의무는 지난 2월 19일 이후에 분양이 진행된 단지에만 해당한다. 이번에 입주를 시행한 주택 대부분은 그 전에 분양이 이뤄진 단지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 연구원은 "하남·과천 지역은 최근에 입주 물량이 확대되면서 고점을 찍은 전셋값이 일시적으로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 전셋값이 많이 오른 지역이 하남·과천인데, 매번 오를 수는 없다"며 "이번에 공급된 입주 물량은 대부분 실거주 의무도 적용되지 않아 전세 매물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남·과천의 전셋값은 조만간 상승세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2년간 입주 물량이 다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022~2023년 공급 예정 물량을 보면 하남은 3286가구, 과천은 1523가구에 그친다.
실제로 최근 하남·과천 지역의 전세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6주(6월 14일~7월 19일) 동안 과천은 △-0.10% △-0.01% △+0.01% △+0.03% △+0.08% △+0.12%로 상승세를 회복했고, 하남 역시 △-0.01% △+0.02% △+0.04% △+0.29% △+0.11% △+0.21%로 전셋값이 다시 오르는 분위기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하남·과천의 경우 올해까진 입주 물량이 늘어 단기적인 하락 현상이 발생했으나, 향후에는 신규 공급 물량이 많지 않다"며 "이 지역은 모두 서울 강남권에 출퇴근이 용이해, 수요가 높고 입지 조건이 탄탄한 편"이라면서 전셋값 상승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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