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인수 마무리 예정…국내 시장 점유율 60% 전망
[더팩트ㅣ최승현 인턴기자]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추진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다음 달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지주와 두산인프라코어가 합치면 건설기계 시장에서 세계 6위권, 국내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자사 매각을 위한 분할‧합병 후 자본시장에 재상장했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3월 투자 부문(69%)과 사업 부문(31%)으로 분할했다. 투자 부문은 모회사 두산중공업과 합병하고 사업 부문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인 현대제뉴인에 매각했다.
인수 절차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발표와 잔금 납입 등 마무리 일정만 앞두고 있다. 기업결합심사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시장 독과점 우려도 나왔으나, 굴착기 시장의 경우 수입 제한이 자유로워 시장 독과점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기업결합심사 발표 후 잔금 납입만 이뤄지면 매각이 완료된다.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굴착기 시장에서 몸집이 대폭 커진다. 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게 되면 국내 굴착기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기존 시장 점유율이 두산인프라코어 40%, 현대건설기계 2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60%에 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강화된다. 세계 6위권까지 노려볼 수 있다.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9년 기준 △캐터필러(16.2%) △고마쓰(11.5%) △존디어(5.5%) △XCMG(5.5%) △볼보건설기계(4.6%) 순이다. 두산인프라코어(3.3%)와 현대건설기계(1.2%)가 합치면 볼보건설기계의 뒤를 잇게 되는 셈이다.
시장 진출도 용이해진다. 현대건설기계는 인도·러시아 쪽에서 영향력이 강하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베트남을 포함, 그 외 지역에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인수 시에는 두 회사가 보유한 세계 시장 유통망과 인프라가 더욱 확보되는 것으로, 영업 여건이 훨씬 더 개선된다.
다만 두 회사는 당분간 독립 운영한다. 회사 간의 굴착기 가격, 제품 사양에 차이가 존재해 당장 합치기보다는 '투트랙'이 낫다는 게 두산인프라코어 측 설명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높은 사양의 고가 라인 위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현대건설기계는 저가 라인 위주로 제품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분리 운영되지 않고 제품이 합쳐지면 가격 조정 부분에서 혼선이 생길 수 있다.
남은 인수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결합심사 발표는 이달 말, 잔금 납입 날짜는 다음 달 초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당초 계획은 오는 9월 인수 예정이지만, 인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늦어도 다음 달 안에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 시에는 국내 시장 점유율, 신용도 개선, 구매 협상력, 세계 시장 진출 등 여러 방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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