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요기요 인수 저울질…배달앱 눈독 왜?

통합법인 GS리테일이 전략적 투자자로 요기요 인수전에 참여하기로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더팩트 DB

GS리테일 "퀵커머스·편의점 시너지 기대"

[더팩트|이민주 기자] 신세계그룹과 롯데가 발을 빼면서 요기요 본입찰이 사실상 '흥행 실패'로 마무리된 가운데 GS리테일이 뒤늦게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최근 요기요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퍼미라, 어피너티에퀘티파느터스 등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GS리테일 측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사모펀드 측에 최초 제안했으며, GS리테일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희망가는 1조 원 안팎으로 인수 가격 조율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GS리테일의 요기요 인수전 참여는 '온·오프라인 커머스 통합으로 재도약'을 공언한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의 경영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허 대표는 지난 1일 GS홈쇼핑 흡수·합병으로 탄생한 '통합법인 GS리테일' 출범을 알리며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사업이 급격하게 모바일, 플랫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외연확장 작업도 진행형이다. GS리테일은 21일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반려동물 전문 몰 '펫프렌즈'를 공동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창원 펫프렌즈 대표와 벤처캐피탈 투자자들이 보유한 펫프렌즈 지분 95% 인수하게 되며, GS리테일은 이 중 30%를 취득한다.

GS리테일은 21일 펫 카테고리 강화를 위해 IMM PE와 반려동물 전문 몰 펫프렌즈를 인수했다. /GS리테일 제공

GS리테일은 펫 카테고리 강화를 위해 이 인수를 진행했으며, 향후 펫프렌즈를 단순 전문몰을 넘어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합병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통합 온라인몰 마켓포 론칭도 준비 중이다. 마켓포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유통 채널을 모은 종합 플랫폼으로 업계에서는 GS홈쇼핑과의 합병 절차 마무리에 따라 그룹 유통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이 완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퀵커머스 플랫폼 구축'에도 요기요가 힘을 실어줄 수 있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지난 1일 통합법인 출범을 알리며 자사 차별화 핵심 역량인 소매점 인프라를 기반으로 '퀵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퀵커머스는 즉시 배송 서비스로 신선식품, 생필품 등을 주문한 지 40분~2시간 안에 배달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요기요의 퀵커머스 서비스 '요마트'는 B마트(배달의민족)와 더불어 관련 서비스 선두주자로 꼽힌다. 요기요는 지난 2020년 9월 론칭한 퀵커머스 서비스다.

퀵커머스 서비스는 최근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로 관련 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전 세계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약 600조 원 수준으로 늘어나리라 전망한 바 있다.

GS리테일은 요기요의 배달 서비스 경쟁력이 편의점 GS25 등 소매점과 시너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전국에 1만5000여 개 소매점 인프라를 갖고 있으며, 전국 60개 물류 센터망과 배송 인프라(차량 3300여 대, 인력 2200여 명)를 보유하고 있다.

GS리테일이 보유한 물류력, 상품소싱력과 요기요가 보유한 플랫폼, 고객, 인프라를 융합해 GS25, 랄라블라(H&B 스토어), 슈퍼마켓 분야에서 배송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입찰 과정에서 요기요 몸값이 크게 낮아진 점도 GS리테일의 인수 참여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요기요 매각가는 5000~7000억 원대로 낮아졌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공정위가 제시한 조건에 따라 내년 1월 2일까지 배달앱 요기요 매각을 마무리해야 한다. /요기요 홈페이지 갈무리

당초 DH는 요기요 지분 100%에 대한 매각 희망가로 2조 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입찰 참여자들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1조 원대 규모로 알려졌다. GS리테일 역시 매각 초기 독자 인수를 위해 내부 검토를 진행했으나, 2조 원이라는 높은 몸값이 걸림돌이 되자 인수 의지를 접었다.

업계는 GS리테일이 요기요를 품을 경우 배달앱 및 퀵커머스 시장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배달앱 2위 요기요 점유율은 최근 후발주자 쿠팡이츠의 공격적 공세에 밀려 줄어드는 추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 점유율은 지난해 5월 32.2%에서 지난 4월 23.8%로 8.4%p 하락했다. 이 기간 후발주자인 쿠팡이츠 점유율은 1.9%에서 15.2%로 13.2%p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하게 되면 배달앱 시장이 다시금 요동칠 것"이라며 "사실상 지금 배달앱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것은 어렵고 적당한 위치에 있는 요기요를 적당한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요기요와 GS리테일 간 시너지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앞서 SSG닷컴은 유통업과의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아래 요기요 본입찰 참여를 포기한 바 있다.

다른 관계자는 "편의점 배달 수요가 음식배달과 비교해 크지 않고 시장 확장성 역시 제한적인 편"이라며 "배달앱 신사업 진출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할 것이다. GS리테일은 이미 우리딜리버리라는 자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에 편의점 배달 서비스 강화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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