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아웃백 품고 '종합외식기업' 도약 성공할까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bhc가 아웃백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민주 기자

"아웃백 인수로 기존 브랜드와 시너지 창출할 것"

[더팩트|이민주 기자] bhc그룹(bhc)이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웃백 최대 주주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워티 파트너스는 전날(20일) bhc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양사는 조만간 세부 조건을 조율해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스카이레이크 보유한 지분 100%다.

bhc는 지난달 진행된 아웃백 재매각 본입찰에 참여했으며, 대신PE-유안타 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보다 높은 거래가를 제시, 우위를 점하게 됐다. bhc가 제시한 인수 희망가는 2000억 원 중후반대로 알려졌다. 당초 매각 측이 희망한 인수가는 2500~3000억 원대다.

bhc의 아웃백 인수전 참여는 종합외식기업으로의 도약을 공언한 박현종 회장의 의중과 무관하지 않다.

같은 날 박 회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인 bhc는 그동안 창고43과 그램그램, 큰맘할매순대국 등을 인수해 다양한 외식 브랜드로 외연을 확장했다"라며 "올해도 변화와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종합외식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bhc는 종합외식기업 도약을 위해 코로나19로 급부상한 가정간편식(HMR)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자사 외식 브랜드 창고43를 HMR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왕갈비탕, 어탕국수 등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닭가슴살 등 치킨 메뉴로 HMR 라인업을 확대했다. 올해까지 모두 28종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외식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도 진행형이다. bhc는 최근 수년 내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통해 산하에 창고43(부자되세요), 불소식당(불소), 큰맘할매순대국(보강엔터프라이즈), 그램그램(빅투) 등 다수 외식기업을 편입시켰다.

bhc는 지난 2014년 창고43, 2016년 큰맘할매순대국 등 외식 브랜드를 차례로 인수했다. /bhc 제공

지난 2014년 가장 먼저 창고43을 인수했으며, 이후 2016년 순대국 전문점 큰맘할매순대국, 소고기 전문점 그램그램까지 차례로 인수·편입시켰다. 지난해에는 족발 전문점 '족발상회'를 열었다. 창고43 지난해 매출액은 425억7184만 원, 당기순손익은 38억8599만 원이다. 큰맘할매순대국 매출액은 같은 기간 319억7829만 원, 당기순손실은 28억3149만 원이다.

업계는 bhc의 아웃백 인수가 소고기 사업부문의 확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웃백은 지난 2000년대 중·초반 전성기를 구가한 호주 콘셉트의 패밀리레스토랑으로 스테이크류 메인 요리와 스파게티 등 양식을 판매한다.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0여 개다.

아웃백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발 빠르게 딜리버리매장을 내고 메뉴 고급화 전략을 펼친 결과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여기에 최근 레트로 트렌드까지 아웃백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실제 아웃백 지난해 매출액은 29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37억 원으로 45% 신장했다. 올해 상반기 잠정 매출은 17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영업이익 224억 원으로 19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bhc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HMR 사업과 연계 가능성도 크다. 아웃백은 지난 2013년부터 도시락 상품을 출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쟁 패밀리레스토랑 프랜차이즈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선제 도입한 도시락과 배달 서비스를 통해 실적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bhc가 최근 자사 외식 브랜드 메뉴를 HMR 상품화하고 있는 만큼 아웃백과 관련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패밀리레스토랑 프랜차이즈들은 앞다퉈 HMR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뷔페 레스토랑 애슐리 HMR 브랜드 '애슐리 홈스토랑'을 출시, 이마트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패밀리레스토랑이 모두 어려운 와중에 아웃백은 선방하는 데 성공했다. bhc 입장에서는 인수가치가 충분한 매물"이라며 "창고43 등 bhc가 보유한 기존 브랜드와의 유통, 마케팅 등에 있어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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