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금감원 증권신고서 퇴짜에 상장 밀리나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다음달로 예정된 기업공개(IPO) 시점을 9월 이후로 미룰 전망이다. /더팩트 DB

청약 일정 등 지연 불가피…공모가 하향에도 관심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카카오페이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며 '7말8초'(7월 말 8월 초) 공모주 슈퍼위크 일정에서 이탈할 전망이다. 일정상 투자금 확보 시기가 상당일 미뤄지게 된 가운데 공모가를 낮추게 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다음달로 예정된 기업공개(IPO) 시점을 9월 이후로 미룰 전망이다.

이는 지난 16일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증권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으면서 IPO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당초 이달 29~30일에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내달 4~5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는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등이 공모 청약에 나서는 '공모주 슈퍼위크'로 불리고 있다. 이때 카카오페이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일정 연기가 불가피해 여기서 빠지게 됐다. 현재 예정된 일반 청약 일정은 카카오뱅크가 오는 26~27일, 크래프톤이 내달 2~3일이다. 이 기간에는 이들 기업 외에도 HK이노엔을 비롯해 원티트랩, 플래티어 등이 함께 일반 청약에 나선다.

상장 일정을 두달 가량 미룰 수 밖에 없는 것은 정정해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에 반기 재무제표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장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를 모집하는 기업은 증권신고서에 들어가는 재무제표를 작성한 시점으로부터 135일 안에 상장을 마치는 룰을 따르고 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될 수 있으면 최근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판단을 내리게 하기 위해 이른바 '135일 룰(rule)'을 적용하는 것이다.

카카오페이가 기존 제시한 1분기 재무제표를 이용해 상장하려면 19일까지 변경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어야 135일 룰을 지켜 상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16일 오후에 정정 요구가 들어와 영업일 기준 하루 반나절 사이에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추가된 실적을 담아 반기 재무제표를 새로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실적이 나오고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검토를 받는 등 제반 과정을 거치면 빨라야 9월에 증권신고서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카카오페이는 기관투자가를 비롯해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일정까지 조정한 뒤 수정한 상장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제출과 관련해 정확한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증권신고서 정정 시 공모가를 낮춰 제출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증권신고서 제출 시 금감원을 비롯해 시장으로부터 고평가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공모가와 관련해 세부적 변경사항을 검토 중이다.

한편, 앞서 크래프톤과 SD바이오센서 등도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며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이들 기업은 공모 희망가를 낮추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제시했던 공모가를 40만∼49만8000원으로 낮췄다. SD바이오센서도 공모가 희망 범위를 6만6000∼8만5000원에서 4만5000원∼5만2000원으로 내려 진행했다.

카카오페이가 현재 제시한 공모 희망가는 6만3000~9만60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공모금액은 1조710억~1조6320억 원이지만, 희망 공모가가 낮아진다면 공모액과 그에 따른 시가총액은 더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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