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출자액 영향…8월 초 잔금 납부 예정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PE‧대표이사 정진혁)가 테일러메이드를 함께 인수할 새로운 전략적투자자(SI)로 F&F를 선정했다. 당초 센트로이드PE는 더네이쳐홀딩스를 SI로 선정했으나 자금 조달 과정에서 더 높은 금액을 대겠다고 나선 F&F와 손잡기로 했다.
21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F&F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센트로이드PE 펀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F&F는 이사회 결의 직후 투자를 위한 업무집행사원인 센트로이드PE에 출자확약서(LOC)를 제출한 상태다. 취득 금액은 4000억 원이다. F&F는 중순위 메자닌에 1000억 원을 투자하고, 후순위 지분투자에 3000억 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향후 F&F는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해 조성되는 프로젝트펀드의 지분 49.51%를 확보하게 된다.
기존 SI였던 더네이쳐홀딩스도 19일 장 마감 이후 "본건 투자와 관련해 중요한 사정변경이 발생함에 따라 당사는 전략적 투자자 선정을 철회하고 센트로이드는 당사에 대한 출자확약서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더네이쳐홀딩스 관계자는 "성공적인 인수 및 운영을 위해 오랜 시간 상호 협의했으나 양사 모두의 최선의 결과를 위해 이같이 최종 합의했다"면서 "앞으로도 기업 성장을 위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센트로이드PE는 지난달 13일 테일러메이드 PEF에 참여할 SI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을 운영하는 더네이쳐홀딩스를 선택한 바 있다. 센트로이드PE는 의류·패션 사업 확대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SI를 물색해왔는데, 이에 더네이쳐홀딩스가 낙점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주요 투자자(LP)들의 출자 철회가 이어지며 상황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재무적투자자(FI)인 센트로이드PE로서는 당연히 자금력이 풍부한 F&F로 눈길이 향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센트로이드PE 관계자는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PEF의 SI를 F&F로 선정했다"며 "F&F는 시가총액 4조 원을 상회하는 기업이다. 인수가액 중 4000억 원 수준(후순위 에쿼티 3000억 원‧중순위 메자닌 1000억 원)으로 참여하며, 초기 투자금액을 높여 향후 인수에 대한 부담을 경감했다"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F&F는 어패럴 부문 회사로서, 내외부 역량 및 네트워크 활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영권 매각을 통한 엑시트(자금회수) 진행 시 인수 가능한 후보자이기도 하다"라고 부연했다.
1992년 설립된 F&F는 '디스커버리', 'MLB' 등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의류 브랜드다. 창업주인 김창수 회장이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8376억 원, 영업이익은 1226억 원이다. F&F는 코스피 상장사로, 시가총액이 4조5053억 원(20일 기준)에 달한다. 직전 파트너였던 더네이쳐홀딩스(4640억 원)에 비하면 덩치가 10배 수준이다.
센트로이드PE는 F&F에 테일러메이드의 우선매수권을 보장한 상태다. 대신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는 콜옵션(매수청구권)은 제외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인수금융과 메자닌은 사실상 레버리지다. 후순위 에쿼티만 진짜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출자한다고 했으니 센트로이드PE 측에서는 당연히 F&F를 선택한 것"이라며 "골프업계의 호황도 지속 예정인 상황인 데다 테일러메이드의 인수가는 피어(Peer) 그룹과 견줘 상당히 낮게 책정됐다. FI와 SI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센트로이드PE는 △인수금융 1조1000억 원 △메자닌 4700억 원 △에쿼티 6100억 원으로 거래구조를 확정한 상태다. 센트로이드PE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의 일정을 고려해 8월 초 잔금 납입할 계획이다.
한편, 인수 대상인 테일러메이드는 아쿠쉬네트, 캘러웨이골프와 함께 골프용품 업체 '빅3'에 이름을 올리는 업체다.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세계적인 골프선수들이 사용하는 용품으로 유명하다. 메탈우드·아이언 등 골프장비 부문에선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전 세계 8개국에 도합 10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테일러메이드의 지난해 매출은 1조502억 원, 올해 예상 매출은 1조1500억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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