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채널 공략에 속도…'얼굴 없는 재벌' 권오일 회장에 관심
[더팩트|한예주 기자] 중견 패션업체 코웰패션이 로젠택배의 '새주인'이 된 가운데, 코웰패션의 수장인 권오일 회장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를 보유하고 있는 홍콩계 사모펀드(PEF) 베어링PEA는 최근 대명화학에 지분 100%를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대명화학 내 패션 부문 자회사인 코웰패션이 인수하는 방식이다.
로젠택배는 택배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웰패션의 이번 로젠택배 인수금액은 3400억 원으로 취득 주식 수는 1482만3496주다. 최종 인수 예정일자는 오는 10월 8일이다.
대명화학의 핵심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코웰패션은 지난 2002년 설립된 패션 회사다. 지난 2009년까지 TV쇼핑채널과 온라인 자사몰을 운영했지만, 2010년부터는 푸마와 아디다스, 리복 등을 통해 언더웨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5년부터는 골프웨어 사업과 화장품, 잡화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은 주로 홈쇼핑채널을 통해 사업을 전개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자 최근엔 오픈마켓 등 이커머스 채널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사업본부를 개편하고 E트렌드사업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E트렌드사업본부의 경우 이커머스와 모바일비즈니스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어 인플루언서 육성 및 지원 등 MCN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인픽' 설립을 마치고 디지털 마케팅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대명화학은 패션플러스, 모다아울렛, 코웰패션 등 의류 패션 부문 유통을 주력으로 하면서 전자, 화학, 부동산 부문까지 거느린 중견기업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3300억 원, 영업이익 1490억 원을 각각 올린 바 있다.
특히, 회사는 회계사 출신의 권오일 회장이 2010년 설립해 공격적인 M&A로 사세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 회장은 대명화학의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으며, '직원들도 얼굴을 모른다'고 알려져 '얼굴 없는 패션재벌'로 불리기도 한다.
'은둔 경영'을 한다지만 M&A 대상 회사가 떠오르면 직접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때에 따라서는 상대방과 담판을 벌일 정도로 실무에 밝다는 얘기도 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권 회장은 잠재력이 큰 회사나 자산 가치가 높은 회사를 가려내는 눈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코웰패션이 계열사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어 이번 로젠택배 인수를 통한 사업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로젠택배 인수를 통해 패션 제조업체부터 브랜드, 유통망 모두를 갖춘 패션제국을 꿈꾸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운영 중인 '코웰패션닷컴'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코웰패션닷컴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16% 수준이며, 작년 초 리뉴얼 이후 다양한 마케팅 등을 통해 온라인 채널 매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해외사업과 M&A의 기회도 함께 노리고 있다. 회사 측은 "온라인 경쟁력 강화 및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로젠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웰패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4264억 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 증가한 80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0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3억 원으로 12.1% 증가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