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통해 일상 공개…유튜브 영상도 출연해 프로젝트 소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일상을 공유하고, 유튜브 동영상에 출연해 단체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직접 소개하는 등 대중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최근 개인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일상적인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최신 게시물로는 과거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과 함께 찍은 흑백 사진이 있다. 특히 지난 8일 스마트폰으로 '추억의 갤러그' 게임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게시했고, 1일에는 야근하는 모습을, 지난달 25일에는 기르고 있는 고양이가 자신의 출근을 방해(?)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개하는 등 최태원 회장 개인의 삶을 공유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기업인으로 꼽힌다. SK그룹 안에선 신입사원과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고, 행복 토크 및 번개 회식 자리를 갖는 등 구성원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엔 MZ세대와 가까워지기 위해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한 'B급 연기'에 도전했고 먹방(먹는 방송), 쿡방(음식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올해 3월부터 국내 최대 경제단체인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는 등 사회·경제적 역할이 커졌다는 점에서 친숙한 이미지를 더 쌓기 위해 인스타그램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은 전날(12일) 공개된 '국민 소통 프로젝트' 유튜브 영상에 등장하기도 했다. 대한상의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 기업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국민 의견 수렴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이 프로젝트 소개 영상에 최태원 회장이 직접 출연하며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캐리커처 화가 '하카소'로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 하준수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긴 이 영상은 유튜브 채널 특유의 구성과 자막, 최태원 회장의 당황한 표정 등으로 재미를 전한다. 하준수는 최태원 회장에 대해 "다른 세계 사람인 줄 알았는데, 동네 형처럼 편한 느낌"이라고 호응한다.
구체적으로 '국민 소통 프로젝트' 소개 영상에서는 하준수가 최태원 회장에게 "기분 나빠하지 말라"며 국민의 쓴소리가 담긴 영상 메시지를 보여준다. 이후 최태원 회장은 '고생하는 사람과 돈 버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다', '배송업무를 하는 사람에 대한 보장이 있었으면 한다',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환경오염에 대처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달라' 등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가슴에 와 닿기도 하고, 찔리는 이야기도 많이 있었다"며 공감한다.
영상에서는 하준수가 그린 최태원 회장의 캐리커처도 공개됐다. 최태원 회장은 "기분 나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개성이 강한 캐리커처에 당황한 듯 다소 어색한 말투로 "어잇(?), 잘 그렸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다. 이에 대한상의 측은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이 자신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기업의 모습이 내부 판단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국민 소통 프로젝트'의 취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9일 카카오 오디오 플랫폼 '음'을 통해 진행된 비대면 오디오 라이브 토크쇼에도 참여했다.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지, 또 바뀌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였다. 여기에서 최태원 회장은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대기업 경영 승계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가족 경영 체제가 나쁘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저도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전문경영인 체제는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어느 게 옳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체제에서든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며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취임 당시 '소통을 통해 다양한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앞으로도 그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며 경제적, 나아가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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