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수료·비트코인 출금 대기 시간 보완 필요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다날핀테크가 페이코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 기능을 추가했다. 높은 수수료에, 최종 결제까지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 등 사용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 보였다.
결제서비스업체 다날의 자회사 다날핀테크는 지난달 28일 페이코인 앱에서 비트코인(BTC) 결제 기능을 추가했다.
페이코인은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이자 이 결제에 사용되는 코인의 종류인데, 페이코인 가맹점에서 비트코인으로도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6일과 9일 페이코인 앱을 이용해 비트코인으로 커피 한 잔을 사기 위해 서울에 위치한 한 할리스커피 매장을 찾았다.
할리스커피 매장 직원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10명 정도가 비트코인으로 커피값을 결제한다. 할리스커피 직원은 "직장인이 많이 오는 매장"이라며 "할인 혜택이 많다 보니 요즘에는 하루 10명 이상이 페이코인(비트코인)을 이용해 결제를 한다"라고 말했다.
취재진도 비트코인으로 41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결제 방식은 이렇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한 뒤 매수한 비트코인을 페이코인 지갑에 전송한다. 이후 페이코인에 전송된 비트코인을 다시 페이코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친 후 전환된 페이코인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한 번 결제하기까지 총 4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결제 과정이 긴 만큼 개선해야 할 문제점도 많이 발견됐다.
처음 업비트를 이용하는 경우 당일 비트코인 결제는 불가능하다. 업비트 측이 보이스피싱, 파밍 등 금융사고 에방을 위해 원화(KRW) 첫 입금 시점으로부터 72시간 동안 모든 디지털 자산 출금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출금 제한은 최초 1회에만 해당되며, 이후부터는 출금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출금할 수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해본 적이 없던 취재진은 72시간 이후 다시 결제를 시도해야만 했다. 그사이 비트코인의 가격이 소폭 하락하면서 취재진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도 낮아졌다. 6일 오전 10시께 취재진이 보유한 0.0019비트코인의 가격은 7만5107원이었지만, 3일이 지난 9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해당 비트코인의 가격은 7만2648원으로 내려갔다.
가격 변동성 외에도 높은 수수료는 일반 이용자들의 진입 문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 출금 시 0.0009비트코인 수수료를 내야 한다. 1 비트코인이 4000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3만6000원이 수수료인 셈이다. 페이코인 앱에서 다양한 결제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높은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이용할 고객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커피 한 잔 값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수량만을 페이코인으로 보낼 수 없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을 출금 시 최소 출금수량이 0.001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 개당 4000만 원 기준 4만 원이다. 즉, 4100원짜리 커피를 한 잔 사 먹기 위해 수수료 포함 최소 7만6000원가량(0.0019비트코인, 1비트코인 4000만 원 기준)의 돈이 필요했다.
기술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페이코인 앱으로 비트코인을 전송할 때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는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승인을 거쳐 거래가 완료되는 시간이다.
오전 10시 51분에 업비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출금을 요청한 뒤 15분이 지난 11시 6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출금 완료라는 알림을 받았지만 페이코인 앱에는 아직 비트코인이 들어오지 않았다. 11시 20분이 되자 페이코인 앱으로 비트코인이 전송됐다.
페이코인 앱에서 비트코인을 페이코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빠르게 진행됐다. '비트코인을 페이코인으로 전환하기' 버튼을 누른 뒤 5분 후 페이코인이 충전됐다. 이후 전환된 페이코인으로 할리스 매장에서 바코드를 통해 커피 한 잔을 살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거래소 출금 제한이 풀린 뒤 비트코인으로 커피 한 잔을 사기까지 약 40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한편, 다날핀테크는 연내 이더리움(ETH)과 아이콘(ICX) 등 다른 가상화폐도 페이코인으로 전환,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