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지오 S-클래스' 웬말…중흥그룹, 대우건설 독자 노선 이어간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이후 주택 브랜드 통합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중흥그룹

중흥그룹 "각각의 경쟁력 높일 것"

[더팩트|윤정원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에도 주택 브랜드 통합은 하지 않는다고 8일 밝혔다.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정한 일부 정비사업 구역에서 매각에 따른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번지자 확고한 입장을 밝힌 셈이다.

지난 5일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세간에는 대우건설의 주택 브랜드인 '푸르지오'와 중흥의 '중흥 S-클래스'가 통합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중흥 푸르지오', '푸르지오 S-클래스' 등의 아파트 브랜드가 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불거졌다.

앞서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조합의 경우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설이 흘러나온 지난달, 대우건설 매각 진행 상황과 매각 이후 대응을 묻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행당7구역은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은 중흥건설 인수에 따른 가치 하락을 우려하며 시공사 변경까지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 새어나오는 우려와 달리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더라도 양사의 주택 브랜드는 별도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후 양사의 동반성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양사의 주택 브랜드가 가진 강점이 다른 만큼, 각각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주택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 환경 차원에서도 중흥그룹 측은 대우건설 별도의 시스템을 그대로 이어나가는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자산과 실적 규모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무엇보다 기업 문화에서 차이가 크다. 중흥그룹은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정창선 회장이 계열사 사업 전반에 걸쳐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에 이런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흥그룹이 2조 원 넘는 금액을 들여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은 단연 브랜드 파워 때문이 아니겠나. 독자 노선을 이어가면 되는 사안으로, 푸르지오 브랜드명을 굳이 바꿀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인다. 인수 이후에도 중흥은 투트랙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garde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