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잡자" 금융권에 부는 '메타버스' 바람

DGB금융그룹 CEO들이 네이버Z가 제작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그룹경영현안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DGB금융그룹 제공

세미나·경영 전략 회의 등 '메타버스' 열풍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권이 최근 급성장 중인 메타버스를 주목하고 있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유입을 위한 창구로 '메타버스' 도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메타버스'란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의 공간을 뜻한다. 메타버스의 시장가치는 지난 2019년 기준 50조 원에서 2030년 1700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카드사 등은 사업 및 서비스에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하반기 디지털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21일 자산관리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웰시케어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으로 메타버스 콘셉트를 도입해 라이브 스트리밍 방식으로 세미나를 실시한다. 세미나 공간을 가상공간으로 연출하고 가상 아바타가 고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DGB금융그룹도 지난달 네이버Z가 제작한 가상세계인 '제페토'에서 그룹 계열사 CEO 6명이 참석한 그룹경영현안회의를 진행했다. 김태오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생성하고 메타버스 전용 맵에 접속했다. 향후 DGB금융은 회의, 시무식, 시상식 등 다양한 콘텐츠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디지털 연구개발(R&D) 센터 직원들과 메타버스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최근 신한카드도 메타버스 연계 프로젝트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이 최근 급성장 중인 메타버스 도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서울가상증강현실박람회(VR AR EXPO 2021)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다양한 VR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사실과 무관하다. /이동률 기자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 초기지만 회의나 세미나 활용 등 메타버스가 금융권에 스며들고 있다. 금융사들이 메타버스를 미래 주 소비층인 MZ세대와의 소통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고객 유치부터 향후 메타버스 유저들이 늘어날 경우 가상 영업점을 통해 이용자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등 지점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최근 메타버스 관련 보고서를 통해 KB금융그룹의 메타버스를 통한 디지털 지점을 제안하기도 했다. 제페토에 광고 모델인 방탄소년단이 직원으로 일하는 디지털 지점을 오픈해 주 이용자인 Z세대에 KB금융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미래 고객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형식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실버세대 상담과 AR·VR 체험환경 조성을 위해 복합 점포 구성을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금융 서비스가 아직은 AR·VR 기술을 기존 금융서비스와 연계하는 금융 중심형이 주류지만 앞으로는 비금융사와의 연계형 서비스도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메타버스의 유저 이탈로 메타버스의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금융사들의 투자 관련 인력과 비용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메타버스의 시대는 금방 도래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MZ 세대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복합 점포 등 다방면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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