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 "이스타 아쉬움…다른 LCC 관심"<상>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이 1일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에서 이스타항공을 포함한 항공산업 진출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선화 기자

지난달 28일 회장 취임식 후 첫 인터뷰…항공산업 시너지 기대 드러내

[더팩트|성강현·한예주 기자] "항공산업 진출에 아주 관심이 많아서 다른 LCC도 주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역시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

항공산업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쌍방울그룹의 양선길 회장이 1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 자리한 쌍방울그룹 본사에서 가진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에서 "일단 이스타항공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최종 인수작업이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면서 "이스타항공뿐만 아니라 다른 저비용항공사(LCC) 인수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양선길 회장은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나노스 대표를 지내다 지난 5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뒤 지난달 28일 정식 취임식을 가진 바 있다.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양 회장은 우성건설, 동양건설산업을 거쳐 2001년 쌍방울에 합류했으며 쌍방울 대표이사를 지냈다.

양 회장은 나노스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앞으로 변신을 꾀하는 쌍방울그룹을 이끌게 된다. 쌍방울그룹은 쌍방울·비비안, 특장차 제조업체 광림, 홀센서 기업인 나노스 등 8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회장 취임 후 처음 언론 인터뷰에 나선 양 회장은 "쌍방울그룹은 현재 재도약을 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회장 취임이) 마음이 무겁고 사명감도 있다"며 "기업이 매출 1조 정도가 고비라고 하던데, 그런 측면에서 최근에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다"고 재계의 관심을 모았던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쌍방울그룹 광림 컨소시엄은 지난달 14일 이스타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단독으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광림 컨소시엄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우선협상자인 성정 측이 쓴 금액보다 100억 원가량 많은 1100억 원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토킹호스 방식에 따라 우선매수권이 있던 성정은 광림 컨소시엄이 써낸 금액만큼을 지불하기로 밝히면서 최종 인수자가 됐다. 공익채권 등 채무 승계와 관련해서도 광림 컨소시엄과 같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은 이스타항공이 마무리되면 다른 LCC 인수도 관심을 갖고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선화 기자

그간 쌍방울그룹은 쌍방울과 비비안의 속옷 사업,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과 시너지 효과를 위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스타항공 전 대표를 역임했던 김정식 씨를 인수추진위원장으로 선임하기까지 했다.

양 회장은 "전체 그룹을 하나로 묶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오래전부터 고민했다"며 "항공 산업을 통해 광림은 특장차 사업과의 관련성, 아이오케이는 이스타항공의 중국 노선을 통한 시너지와 면세점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림은 이스타항공 인수로 항공 정비 사업은 물론 항공 물류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중량물 운반을 위한 이동식 크레인 사업과 전기작업차·청소차·소방차 등 특장차 사업을 하고 있어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이오케이도 항공사를 인수하면 해외 진출이 용이해지는 만큼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하는 로드맵을 그렸다. 특히 국내 LCC 중 중국 지역에 가장 많은 12개의 노선을 보유한 이스타항공과 연계해 중국 내 한류 문화 사업 확장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쌍방울그룹이 항공산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하나씩 설명한 양 회장은 "중국 관광객 유치를 통한 기내면세점 및 면세점사업도 신사업으로 기획했다. 현재 중국 5대 여행사와 함께 협약을 진행 중으로 코로나19 완화로 하늘길이 열리면 인바운드 여행객을 통해 쇼핑 에이전트 사업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성정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우선권이 있으니 잘 진행되기 바란다"면서도 "다만 스토킹호스 방식인데 법원에서 차순위를 이례적으로 줬다. 우려하는 부분이 있지 않겠나"하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실제 스토킹호스 매각에서 차순위 협상자를 두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당초 성정과의 우선매수권 계약 체결 당시에도 해당 사항은 명시되지 않았다. 성정이 최종 인수 의사를 밝힌 이후에 새로운 후보자를 둔 결정은 시장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양 회장은 이스타항공이 아닌 다른 LCC를 인수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항공산업은 시너지 효과가 큰 사업이고, 항공 전문가(김정식 씨)가 있으니 이스타항공 외에도 여러 각도로 서치를 하고 있다"며 "눈앞에 있는 이스타항공 매듭이 최종 마무리 되면 (다른 LCC)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hyj@tf.co.kr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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