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갤럭시S6 시리즈' 이후 7년 만에 '교체형 배터리' 적용
[더팩트│최수진 기자] 일체형 배터리를 고집해온 삼성전자가 배터리를 빼서 갈아 끼울 수 있는 방식의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2014년 내놓은 '갤럭시S5'를 마지막으로 다수의 제품에서 일체형 모델을 선보였으나 환경 보호를 위해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서 배터리 분리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2022년부터 탈착형 배터리 방식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 최대 통신사로 꼽히는 독일의 도이치텔레콤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배터리가 분리되는 5G 스마트폰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제품은 유럽 전용 모델로 제작될 전망이다.
도이치텔레콤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녹색 미래를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한다"며 "협업의 핵심은 대중 시장에 적합한 친환경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것이다. 5G 기술을 지원하고 지속 가능하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은 내년 말에 출시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탈착형 스마트폰을 내놓는 배경으로는 △휴대폰 생명력 연장 △원자재 회수 △환경 보호 등이 꼽힌다.
양사는 스마트폰의 사용 주기를 늘리기 위해 나서고 있다. 도이치텔레콤은 "삼성전자는 독일, 폴란드 등에서 스마트폰 순환 경제를 지원하고 있고, 이는 스마트폰에 또 다른 삶을 제공할 수 있다"며 "통신사에서는 중고 전화기를 다시 사서 수리하고 다시 유통시킬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원자재 회수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오래된 장치의 재활용을 체계화하기 위한 계획으로, 스마트폰이 판매될 때마다 NGO(비정부기구) 단체에 기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도이치텔레콤은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변화는 기술 혁신을 통해 가능하다"며 "삼성전자와 함께 ICT 산업의 모범적인 솔루션을 보이겠다. 기후 변화의 과제를 해결하고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스마트폰 대세, '일체형→탈착형'으로 바뀔까
2007년 출시한 아이폰 1세대부터 일체형 배터리 모델을 고집해온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가 일체형 배터리를 선보이기 시작한 시기는 이보다 약 8년 늦은 2015년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선보인 갤럭시S5까지 분리형 배터리를 탑재해 이용자가 직접 배터리를 변경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나 갤럭시S6 시리즈를 시작으로 다수의 모델에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해왔다.
이후 삼성전자의 분리형 배터리 모델은 저가 스마트폰에만 적용하거나 인도 등 스마트폰 신흥시장에서만 출시했다. 갤럭시S, 갤럭시노트 등 프리미엄 라인업은 전면 일체형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20만 원대의 갤럭시와이드2(2017년) 등 일부 보급형 모델에 한해 분리형 배터리를 탑재했다.
제조사 입장에서 일체형 배터리의 장점은 스마트폰 부피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체주기까지 당길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추가 배터리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하는 탓에 배터리가 소모될 경우 스마트폰을 교체하거나 유상으로 배터리를 갈아야 했다.
그러나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다시 분리형 배터리를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EU(유럽연합)가 스마트폰 배터리 분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새로운 모델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 지난해 2월 비즈니스인사이더, GSM아레나 등 다수의 외신은 EU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배터리 탈착형 스마트폰을 의무화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마트폰 사용 기간을 늘려 전자 폐기물을 줄이고, 이를 통해 환경 보호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분리형 스마트폰 출시에 대해 "전체 ICT 산업을 위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육성할 것"이라며 "규모, 영향력, 갤럭시 생태계를 기반으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