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 잇단 포기…사모펀드 잔치로 남나
[더팩트|이민주 기자] 배달앱 2위 요기요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사실상 흥행에 실패하며 체면을 구기는 모양새다.
롯데가 일찌감치 인수 포기의사를 밝힌 데 이어 유력 인수 후보로 여겨졌던 신세계그룹마저 본입찰에 불참한 가운데 매도자인 딜리버리히어로가 요기요의 '몸값' 낮추기에 나설지, 연장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쏠린다.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딜리버리히어로와 요기요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0일 본입찰을 진행했다. 요기요 본입찰에는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세 곳의 사모펀드가 참여,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신세계그룹 SSG닷컴은 이날 "요기요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본입찰 불참을 선언했다. 롯데와 GS는 요기요 본입찰과 관련해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으나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SSG닷컴 관계자는 "자사는 유통 기업이고 요기요는 배달 플랫폼인 만큼 양사가 합쳐지면 어떤 시너지가 날 것인지를 들여다보고 있었고 최종적으로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향후 효율성을 검토해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인수·합병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기요는 앞서 본입찰 일정을 두 차례 연기한 바 있다. 당초 지난달 17일로 예정됐던 본입찰 일정을 지난달 24일에서 30일로 조정했다. 당시 요기요의 일정 연기 배경으로 M&A 시장 '대어'로 꼽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과 시기가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오히려 부정적인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을 끌수록 불리한 것은 요기요다. 매각 기한이 내달까지로 정해져 있고 점유율도 하락하는 추세기 때문"이라며 "주요 인수 후보로 여겨졌던 신세계그룹 역시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두 곳을 인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쪽이 많았다. 어느 정도는 예상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의 불참 속에 요기요의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곳은 MBK파트너스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홈플러스 인수를 성사시킨 만큼 유통업과 플랫폼 간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피너테에쿼티파트너스는 음원 플랫폼 멜론을 운영하던 로엔엔터테인먼트, 한국버거킹 등 굵직한 기업 인수로 주목받았다. 롯데하이마트와 더페이스샵 등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손을 거쳤다.
업계에서는 요기요의 '몸값'에도 관심이 쏠린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요기요 지분 100%에 대한 매각 희망가로 2조 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입찰 참여자들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1조 원대 규모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이행강제금을 감수하고 매각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우아한형제와 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의결서에 따라 요기요 매각을 공식화했다. 공정위는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매각 기한은 오는 8월 초까지다. 매각이 불가피한 경우 1회 6개월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일 단위로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연장 시 매각 절차를 내년 2월 초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가격이 관건이다. 기한 내 요기요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몸값을 매도 측의 희망가인 1조 원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며 "연장 시 이행강제금도 문제지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시간을 끌수록 요기요 입장에서는 실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