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부채비율 171.5%…주택구매·전세수요 증가 영향
[더팩트|한예주 기자] 1분기 가계 부채가 1765조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 부채도 늘어나면서 민간신용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16%를 돌파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1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04.7%을 기록해 1년 전에 비해 9.1%포인트 높아졌다. 이 비율이 100%를 웃돌면 가계빚이 명목GDP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가계신용 규모는 1765조 원으로 같은 기간 9.5%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우리나라 가계가 은행·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이용액 등(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인 빚을 의미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신용은 주택관련 자금수요에 힘입어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으며,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되면서 가계의 채무상환부담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되면서 채무상환부담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1.5%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상승했다. 처분가능 소득증가율이 2.2% 상승에 그친 영향이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8.5% 늘어난 가운데 기타대출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10.8%나 증가했다.
1분기 기업대출은 14.1% 증가하면서 가계대출보다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자금수요가 지속되고, 정책당국의 금융지원 조치 등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기업신용 증가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둔화된 모습이다. 명목GDP 대비 기업신용 규모는 110.6%로 1년 전에 비해 6.8%포인트 올랐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6월말 81.1%에서 지난해 말 77.2%로 하락했다. 다만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기업의 비중이 같은 기간 12.4%에서 15.3%로 상승하면서 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으나 기업간 채무상환능력의 차이는 커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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