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중대재해법' 준하는 법 적용이 필요"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4재개발 사업 현장에서 철거 건물이 시민을 덮치는 후진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온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한 이 사고는 결국 시민 17명의 사상자를 내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인재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책임론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10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22분께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공사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인근 버스정류장에 정차해 있던 54번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9명이 숨지고 8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고는 5층 건물 철거작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철거 작업 중 이상한 소리가 나자 작업자들은 현장을 벗어났고 건물은 도로 쪽으로 무너졌다. 건설 전문가들은 철거 과정에서 주요 구조물인 기둥을 먼저 건드려 사고가 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물 철거 작업에서 감리자가 현장에 배치돼 붕괴 방치 대책을 세우게 되는데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붕괴 당시 감리자는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건물 옆에 설치된 가림막은 붕괴될 때 어떤 역할도 하지 못했다. 건설사의 안전불감증에 따른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학동4구역 재개발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권순호 대표는 사고 당일 현장을 찾아 사과했다. 권순호 대표는 "일어나선 안 될 사고가 일어났다"며 "사고원인이 조속히 밝혀지도록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다음 날인 이날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머리를 숙였다. 정몽규 회장은 "사고 희생자와 유족, 부상자, 시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의 책임은 자연스럽게 HDC그룹 오너인 정몽규 회장에게로 쏠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주사인 HDC가 40%의 지분들 들고 있으며 HDC의 최대주주는 정몽규 회장(33.68%)이다. 정몽규 회장이 사고 직후 대책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자식과 형제를 잃은 유가족에게는 고마울 리 없다. 만약 사고 원인이 인재로 밝혀지면 정몽규 회장에게 거센 비난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는 저촉되지 않지만 책임자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법안은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나 법인이 최대 5배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는 내용을 담는다.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 의무 등을 위반하면 1년 이상 징역형이나 10억 원 이하 벌금형도 처한다. 대상은 경영인과 법인 등 산업재해와 신민재해 모두 적용된다.
중대재해법은 내년에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고를 중대재해법에 준하는 법 적용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이날 "이번 사고는 명백하게 중대시민재해다"며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중대재해법'에 준하는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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