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고맙다"…정용진 SNS 메시지에 엇갈린 반응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SNS 메시지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선화 기자

팬덤 "유쾌하다" 반응…'신중' 요구도 여전

[더팩트|한예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재계에서 '소통 경영'의 선례를 만든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정치적 의도'로 비쳐질 수 있는 온라인상 메시지가 자칫 그룹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전날(6일) 인스타그램에 랍스터와 생선 사진과 함께 "오늘도 보내는 그들ㅠㅠ 뭐라 딱히 할 말이 없네 OOOO. OOO"라고 코멘트를 달았다. 정 부회장은 평소 자신이 요리 자료로 쓴 재료들의 사진과 함께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글을 남겨 왔다.

지난 4~5일엔 붉은 무늬 바리와 볶음밥, 해창막걸리 사진 등을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게시하면서 "Sorry, Thank you"라는 표현을 연이어 사용했다. 볶음밥 사진에는 "간이 좀 안맞아서 Sorry, 맛있게 먹어줘서 Thank you"를, 이마트 트레이더스 천안점을 방문해서는 "한분한분 인사 못드려 죄송하다, Sorry. 항상 애용해주셔서 고맙다, Thank you" 등을 올렸다.

이는 지난달 28일까지 계속 사용하다가 중단했던 '미안하다, 고맙다'는 표현의 연장선상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달 25~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럭과 가재 요리를 소개하면서 "잘가라 우럭아. 네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고 고맙다", "가재야 잘가라. 미안하고 고맙다"라는 문구를 붙여 논란이 불거졌다.

이 표현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2017년 3월, 세월호 사고 선박이 인양된 팽목항에서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쓴 글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범사회적 아픔에 대선주자가 남긴 메시지는 이후 '(사고사한) 망자에게 고맙다는 표현이 이상하다'며 온라인 상 '밈'(Meme) 패러디물을 다수 양산했는데 정 부회장이 이에 편승하는 듯한 모양새로 보인다는 것이다. 세월호 희생자를 우럭과 가재 요리에 빗댄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정 부회장은 미안하다, 고맙다 발언 논란에 어떤 해명이나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유쾌하다고 반응하는 누리꾼도 있지만, 신중해야 할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정 부회장이 같은 달 28일 인스타그램에 소고기 사진과 함께 달아놓은 멘트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정 부회장은 "너희들이 우리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했는데, 이번엔 이 발언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세월호 분향소에서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쓴 방명록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일자 정 부회장은 멘트를 "진짜 맛나게 먹었다 고맙다"로 수정했다.

이런 지적에도 정 부회장은 해명이나 설명 없이 자신이 앞서 사용한 표현을 밀고나가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그의 팬덤은 '정용진답다'면서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괜한 사과나 해명으로 위축되기보다는 계속 밀고나가는 방식이 유쾌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에 달린 일부 댓글에는 '이마트 불매운동을 시작하겠다, '오너리스크다', '세월호와 문 대통령을 조롱하는 것이다'는 비판적 견해도 적지않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행보가 중장기적으로는 '다듬어질 필요성이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SNS 메시지는 그 의미가 '개인의 발언'을 넘어서 '회사의 입장'으로 확대 해석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라며 "특히, 이번 '미안하다, 고맙다' 발언과 같이 대상에 따라 해석을 달리 할 수 있는 메시지가 지속해서 노출되는 것은 신세계 측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측은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은 개인의 사생활 공유차원일뿐, 정치권이나 국가적 재난과는 거리가 있다며 선을 그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앞서 "'미안하다. 고맙다'는 SNS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으로, 이를 어떤 의도를 가지고 사용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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