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최대 1만9000원 올려…스몰 럭셔리 인기 계속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도 호텔업계 빙수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른 더위에 호텔마다 매년 여름 호텔 라운지와 바에 빙수를 먹기 위해 줄을 서는 '호빙(호텔 빙수) 순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2008년 제주신라호텔에서 첫선을 보인 애플망고빙수는 고가의 제주산 애플망고를 활용한 디저트 메뉴로 이목을 끌었다. 작년엔 재료 확보 등의 이유로 평일에만 맛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주말에도 판매한다. 지난 4월 말 판매를 시작해 오는 8월까지 즐길 수 있는 애망빙 가격은 6만4000원으로 작년보다 5000원 올랐다.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최근 판매를 시작한 '제주애플망고빙수' 가격은 6만8000원이다. 이 호텔이 지난해 판매한 '망고망고 빙수'(4만9000원)와 비교하면 1년새 1만9000원 올랐다. 이는 기존 최고가로 알려진 신라호텔 애플망고 빙수 가격보다 더 비싸다.
호텔 관계자는 "올해부터 최상급 제주산 애플 망고를 사용하면서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호텔이 함께 선보인 '마루 흑임자 빙수'는 5만5000원, '베리베리 빙수'는 5만2000원으로 작년보다 가격이 각각 1만2000원, 7000원씩 인상됐다.
롯데호텔 서울·월드·제주가 판매하는 '애플망고빙수' 가격도 조정됐다. 소공동 서울호텔의 경우 지난해 4만8000원에서 올해 6만 원으로, 잠실 월드호텔은 4만8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1만원 이상 올랐다. 다만 제주호텔 방고빙수 가격은 6만 원에서 5만8000원으로 내려갔다.
웨스틴 조선 서울의 애플망고빙수(4만8000원)와 수박빙수(2인용 3만8000원) 가격도 작년보다 각각 1000원·2000원씩 인상됐다.
애망빙 외에도 이색적인 빙수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은 대한민국 보물 1호인 흥인지문(동대문) 앞에 위치한 특색을 살려 화이트 초콜릿으로 동대문을 형상화한 '동대문 흑임자 팥빙수'를 선보였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동남아의 주요 식재료인 판단 젤리를 얹은 '코코넛 빙수'를 선보였다. 코코넛 고유의 버터리한 풍미가 살아 있는 코코넛 아이스크림, 코코넛 칩, 코코넛 소스 그리고 팥과 판단 젤리가 토핑으로 올라가 마치 동남아에 놀러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맛이라는 설명이다.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인용 빙수를 출시했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아몬드우유 얼음을 활용한 '스위트 비건 빙수' 메뉴를 마련한 게 포인트다.
업계에서는 향후 빙수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2018년 3000억 원 정도이던 국내 빙수시장 규모는 지난해 5000억 원대로 급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웬만한 쇠고기 1인분 가격보다도 비싸서 '금 빙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최근 '스몰 럭셔리' 열풍으로 호텔 빙수의 인기는 절정을 달리고 있다"며 "인스타그램에 '빙수 인증샷'을 올리는 MZ세대가 주요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매년 호텔빙수 인기가 뜨겁다 보니 대부분 빠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초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여파에 대관이나 객실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빙수의 인기는 반갑다"고 답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