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이 홍보한 '그곳' 문 열었다…조선호텔앤리조트, 반등 성공할까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최상급 호텔인 조선 팰리스를 오픈했다. 사진은 조선 팰리스 메인 로비인 웰컴로비의 팰리스 게이트. /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25일 '조선 팰리스' 문 열어…부진한 실적 만회할지 주목

[더팩트|한예주 기자]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최상급 호텔 브랜드인 '조선 팰리스'를 오픈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홍보맨을 자청했던 이곳이 부진에 빠진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실적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이날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 문을 열었다. '럭셔리 컬렉션'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보유한 30개 브랜드 중 고급 호텔로, 한국 최초로 소프트브랜드 제휴를 맺어 운영하게 된다.

조선 팰리스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중심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지어지는 센터필드 웨스트타워에 자리했다. 지난 1년간 르네상스 호텔, 르 메르디앙 서울,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등 강남 특급 호텔이 잇달아 폐업을 하면서 조선 팰리스는 문을 열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이 오픈을 앞두고 조선 팰리스 관련 사진을 잇따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조선 팰리스의 외관부터 웨딩홀, 식음 매장 사진을 공개해 팔로워들의 눈길을 끄는 동시에 직접 오픈 막바지 상황을 챙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최고급을 표방한 탓에 강남 부유층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조선 팰리스는 지난 3~4일 보증금 2억5000만 원, 연회비 1000만 원(5년권, 부부 기준)짜리 호텔 피트니스 회원권 판매를 위한 예약을 받았는데, 250명 모집에 600명 이상의 고객이 신청해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의 랜드마크이자 유서가 깊었던 르네상스 호텔이 있었던 자리에 조선 팰리스가 들어서면서 업계의 관심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선 팰리스는 지난 2018년 첫선을 보인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 라이프스타일 호텔 그래비티, 특급호텔 그랜드조선에 이어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선보이는 4번째 독자 브랜드다. 정 부회장은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호텔 다섯 개를 새로 오픈하는 등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밖에 특급호텔 웨스틴 조선과 비즈니스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등 총 9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에도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더해지자 조선호텔앤리조트 실적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실제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489억895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 지난해 그랜드 조선 부산과 포포인츠바이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 그래비티 서울 판교 등 3개 점을 오픈했지만 매출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적자는 지난해 124억 원에서 706억 원으로 급증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SNS를 통해 조선 팰리스의 다양한 공간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은 조선 팰리스의 이타닉가든.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그럼에도 조선 팰리스와 같은 최상급 브랜드를 추가로 내놓은 이유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호텔은 일반적인 유통업체와 달리 새로운 브랜드가 인지도를 쌓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통상 1인이 1년에 호텔을 이용하는 경우가 1주일 안팎인데, 비싼 가격을 내는 만큼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 역시 "호텔은 이미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이름이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브랜드가 인지도를 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겠단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신세계그룹의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 부회장이 호텔 사업을 그룹 내 유통·레저 사업과 연계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사업으로 낙점한 만큼 코로나19 이후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최상급의 호텔 브랜드 조선 팰리스를 통해 '당신이 빛나는 시간'이라는 슬로건처럼 호스피탈리티의 미학을 구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호스피탈리티 업계의 떠오르는 신진 디자이너 듀오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움베르트&포예가 디자인 설계를 맡아 궁전과 최상층의 주거 공간을 뜻하는 팰리스의 품격을 느낄 수 있도록 다층적인 미를 완성시켰다.

3, 4층에는 최대 330명이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더 그레이트 홀을 비롯한 3개의 연회장으로 구성해 강남 랜드마크 입지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24층부터 36층까지는 그리팅 장소인 그랜드 리셉션을 비롯해 서울의 시티뷰를 조망할 수 있는 총 254개의 객실, 수영장 및 피트니스 시설, 5개의 고메컬렉션을 마주할 수 있다. 한식 파인 다이닝 '이타닉 가든'과 중식당 '더 그레이트 홍연'(36층),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1914 라운지&바'·'조선델리 더 부티크'(24층) 등 5곳이다.

객실 가격은 최고 1600만 원에 달한다. 가장 작은 스테이트 객실 가격은 오프닝 패키지 기준 35만 원 수준에 판매 중이다.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는 "조선 팰리스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선보이는 최상급 호텔로서 언제나 대한민국과 세계의 귀빈들을 위한 공간이었던 조선호텔의 위상을 담아 가장 높은 수준의 호스피탈리티를 경험할 수 있는 호텔이자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부회장의 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도 자체 호텔 브랜드 '오노마'를 오는 8월 대전에서 선보인다. 자회사 센트럴시티를 통해 서울 반포 JW메리어트를 소유하고 있는 정 사장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첫 번째 호텔 브랜드가 될 예정이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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