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오노마' 출시 1년…'정유경표 화장품' 이번에도 통했나

신세계백화점이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오노마를 출시한 지 1년이 됐다. /신세계 제공

신세계百 "목표 매출 달성 중"…럭셔리 이미지 부족 지적도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만든 화장품 브랜드로 화제를 모았던 '오노마'가 탄생 1주년을 맞았다. 오노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뷰티시장에 자신감을 얻게 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노하우가 총망라 된 야심작으로, K뷰티 사업 확대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스킨케어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오노마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자평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의 시선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선보인 스킨케어 전용 브랜드 '오노마'는 브랜드 기획부터 제조까지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준비한 첫 뷰티 브랜드로, 백화점이 유통·판매·마케팅 등 모든 브랜드 운영을 직접 담당함으로써 품질과 가격에서 차별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산 하에 만들어졌다.

오노마는 고대 그리스어로 '이름'을 의미하는 말로, 개인 각자가 고유의 이름이 있는 것처럼 피부 역시 제각각 자신에게 맞는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명명했다. 이 때문에 오노마는 다른 화장품 브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조화장품은 출시하지 않는다. 오롯이 세안 후 피부관리 차원에서 바를 수 있는 스킨케어 제품만 내놓고 있다.

오노마 탄생에는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브랜드명, 제품명, 디자인, 내용물, 향 등 모두 신세계백화점에서 기획하고 제작했다. 오노마 관계자에 따르면 제품 개발에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신세계백화점에서 화장품을 구입한 소비자의 니즈 반영'이었다.

신세계백화점 화장품 사업관계자들은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피부 고민이 생겼을 때 스킨케어 제품을 가장 먼저 바꾼다는 것을 파악하고,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로 브랜드 방향을 잡았다.

또 피부에 트러블이 일면 이중에서도 가장 먼저 에센스를 교체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 오노마의 에센스 제품을 이례적으로 6가지로 출시했다. 에센스로 유명한 브랜드, 크림으로 유명한 브랜드가 모두 존재하는 분위기 속에서 한 브랜드에서 6가지의 에센스를 내놓는 경우는 흔치 않다.

6가지 에센스는 미백, 진정, 토탈케어 등 기능을 각기 달리 해서 소비자들이 피부 트러블이 나도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오노마 안에서 다른 종류의 에센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웠다. 같은 맥락으로 에센스 후에 바르는 크림 형태의 에센스락커도 두 가지 종류로 선보였다.

그 결과 오노마는 출시 반년 만에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의 스킨케어 브랜드 중 매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레드니스 릴리버 에센스'는 한 케이블 뷰티 프로그램에 등장해 '이유비 에센스'라는 애칭을 얻으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뷰티업계 일각에서는 오노마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점을 여전히 표하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모습. /더팩트 DB

지난 4월에는 SSG랜더스의 선수단, 코치단, 협력사에 선크림 제품인 선피던스 UV프로텍터를 선물로 제공하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오노마는 론칭 1주년을 맞아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하며 건강한 뷰티를 추구하는 2030 MZ세대들과 소통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마스크 필수 시대에 맞춰 스킨케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요즘 오노마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실적 역시 목표 매출 수준 달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신장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노마의 연착륙은 신세계백화점에게 있어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여성복(델라라나), 주얼리(아디르)에 이어 화장품 분야에서도 PB를 성공시키며 제조사로서의 면모도 갖추게 된 것이다.

캐시미어에 특화된 델라라나는 지난해 리브랜딩 효과를 본 뒤,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로 브랜드 권리가 이관됐다. 2017년 2월 론칭된 아디르는 신세계백화점이 상품 기획과 디자인은 물론 원석 구입과 제작, 판매, 브랜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맡는다. 주얼리 애호가 사이에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못지않은 품질과 디자인'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뷰티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오노마 성장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오노마는 2030 소비자를 겨냥한 브랜드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나타내는 신세계백화점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에서 내놓은 오노마는 통통 튀고 트렌드를 뒤쫓는 분위기라면, 2018년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 연작은 한방 화장품을 표방하며 고급스런 이미지를 낸다"며 "신세계백화점의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 대부분은 백화점의 프리미엄 분위기를 선호하며 연작과 같은 브랜드를 더 구입할 텐데, 오노마는 정반대의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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