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나서는 투썸, '국내 1호 상장 커피프랜차이즈' 기대와 우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이민주 기자

최대주주가 사모펀드·향후 기업 안정성 등 '우려'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국내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투썸플레이스가 IPO(기업공개) 준비에 나선다. 증시 입성에 성공할 경우 국내 1호 상장 커피전문점이 될 수 있지만 상장까지는 다양한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조만간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별다른 변수가 없을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투썸플레이스는 전국 각지에 10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국내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중 하나다. CJ그룹이 탄생시켰지만 현재는 CJ의 손을 떠난 상태다. 앞서 CJ푸드빌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투썸을 물적분할한 뒤 2018년부터 3년에 걸쳐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에 매각했다.

◆ 국내 1호 상장 커피프랜차이즈 도전…코로나19 속 실적은 '선방'

투썸플레이스의 IPO 도전은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으로서는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IPO 시장에서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상장에 회의적인 시선도 많지만, 투썸은 최근 성장한 실적 등을 투자포인트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CJ푸드빌 품에 있던 당시에도 알짜 사업으로 꼽혔던 투썸플레이스는 현재도 꾸준히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업계 1위 스타벅스 뒤를 바짝 쫓으며 업계 내 양강 구도를 형성 중이다. 지난해 투썸의 매출은 3654억 원, 영업익은 38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0.3%, 8.7%씩 증가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경제활동이 회복되면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투썸이 공모 흥행과 더불어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향후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의 기업가치도 시장에서 높게 인정받을 기회가 될 수 있다. 앞서 이디야커피가 올해 초 IPO 추진 의지를 비친 바 있으며 커피빈코리아도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IB업계에선 투썸플레이스가 상장 과정에서 5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9년 지분 45%의 매각 당시 평가받았던 기업가치는 45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당시보다 회사의 몸집이 커진 데다, 현재 투썸의 주인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이 인수금액보다 높은 가격에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크다.

IB업계에서는 투썸플레이스가 상장 과정에서 5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팩트 DB

◆ 커피 업황 전반은 우울해…주인이 사모펀드라는 점도 '우려'

반면 최근 커피업계 업황 악화는 공모 흥행시 걸림돌로 꼽힌다. 국내 주요 커피 전문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부분 역성장한 실적을 기록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해 전년(1억4000만 원)대비 영업이익이 곤두박질 쳐 18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할리스F&B의 영업익은 154억 원에서 36억 원으로, 공차는 523억 원에서 250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디야는 194억 원에서 140억 원으로 줄었다.

또한 사모펀드가 소유한 기업이라는 점 역시 IPO 흥행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최대주주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과도한 기업가치 책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차익실현을 최상위 경영목표로 삼기에 매물을 매입가보다 비싸게 파는 방식을 취한다. 투썸플레이스는 IPO시장에서 4500억 원 이상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깔고 시작하는 셈이다.

사모펀드가 상장 주관사단을 상대로 기업가치를 높게 책정할 것을 요구한다면 주관사 입장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통상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투자자들은 낮은 공모가로 매수해 높은 차익실현을 원하는데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되면 투심 악화 등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주주로 있다면 수익률을 위해 언제든지 지분을 팔아버리고 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며 "더구나 사모펀드의 상장 딜은 까다롭다는 인식이 있어 주관사들 입장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향후 기업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IPO를 통한 자금조달이 일반적으로 미래 성장 재원에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투썸의 경우 최대주주의 투자금 회수 목적이 최우선시 될 수 있어서다. 상장 후 주인이 바뀔 가능성 역시 중장기적 투자를 목적으로하는 투자자들을 비롯해 투심에 부정적인 포인트다.

관계자는 "향후 기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다면 상장 과정에서도 우려스러운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모펀드가 주인인 기업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향후 주가 흐름과 커피업계 업황 등 요소가 두루 평가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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