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일 '따상' 실패…반등 가능성은 여전
[더팩트|윤정원 기자] 상장 이튿날인 12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주가는 어떻게 흘러갈까.
SKIET는 전날(11일) 오전 9시 장 시작과 함께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호가를 접수, 시초가는 공모가(10만5000원)의 200%인 21만 원으로 정해졌다. 장 초반 주가는 22만2500원(+5.95%)까지만 올라섰으나 그 벽을 깨지는 못 했다. 장중에는 -25%대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가다 시초가 대비 26.43% 하락한 1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불거진 시장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다수의 공모주 투자자들은 SKIET가 '따상(공모가 두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 도달한다는 뜻)'에 무난히 성공, 주당 16만8000원의 평가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아직 SKIET의 주가 향방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실적 성장 가능성 등에 힘입어 향후 SKIET의 주가가 부정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분리막 수요 규모는 지난해 기준 41억㎡이다. 앞으로 5년간 3.9배 성장이 예상된다"며 "SKIET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5% 이상을 목표로 공격적인 설비 확장을 진행하고 있어 5개년 동안 생산량이 5.2배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범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습식 분리막은 제조원가나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만 배터리 용량 확대 및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고객사 확보에 유리하다"며 "SKIET는 동종업체 대비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다. 향후에도 기술 경쟁력 및 노하우를 통해 글로벌 1위 업체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장일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가 동반 하락했기 때문에 SKIET의 상승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 했다는 견해도 상당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증시 약세가 국내 투자심리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SKIET는 투자심리 악화와 가격 부담 영향에 따상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10일(현지 시각)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50.38p(2.55%) 떨어진 1만3401.86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다른 지수도 하락했지만 나스닥의 하락폭이 더 컸다.
SKIET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분리막 등을 주로 생산하는 회사다.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해 SK이노베이션이 61.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사모펀드 프리미어슈페리어도 8.8%를 가지고 있다. SKIET의 지난해 매출은 4693억 원, 순이익은 882억 원 수준이다. SKIET의 시가총액은 11조155억 원이다.
SKIET는 주력 사업인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다진 상태다. 축차연신,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 등의 기술을 구축했으며, 현재 10억3000만㎡에 달하는 연간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오는 2024년 생산능력은 27억3000만㎡에 이를 것으로 SKIET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기차 약 273만 대 분량에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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