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주도 속 금융지주 가세하며 경쟁 치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잇따라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그룹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하나원큐페이'를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하나카드의 '원큐페이'를 그룹 통합 앱으로 만들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하나카드는 여러 개로 분산·운영되고 있는 자사 앱을 '원큐페이'로 연내 통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QR코드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을 올해 안에 100만 개 수준까지 확대하고 아이폰 사용자의 지급결제 편의성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카드는 이달 중 입찰 제안 공고와 사업자 선정 작업에 착수하고, 11월 안에 통합 구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이 페이 플랫폼 서비스에 가세하면서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 금융지주사의 통합 금융앱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KB금융은 'KB페이' 내 신용·체크카드는 물론 은행 계좌와 상품권 등으로 결제수단을 늘리며 편의성 확대에 집중했다. 또 연내 손해보험, 저축은행, 증권 등으로 서비스를 연동하고 개방형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신한금융도 '신한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사용하던 '신한페이판'을 보강해 만든 '신한페이'는 실물 카드 없이 가맹점에서 결제 서비스가 가능한 개념이다. 신한금융은 계좌 공유 대상을 증권, 제주은행, 저축은행 등 자회사들로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우리카드와 함께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 모바일 뱅킹 앱 '원(WON)뱅킹'에 우리카드의 '우리페이'를 구현하거나 '우리페이'에 삼성페이 MST(마이네틱 보안전송)까지 연동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도 NH농협카드의 '올원페이'를 'NH페이(PAY)'로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국내 금융지주들은 시장이 커짐에 따라 잇따라 간편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액은 44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전자금융업자 간편결제 이용액은 45.7%로 금융회사 간편결제(30%)보다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결제를 이용한 포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커지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상 빅테크가 선점하고 있는 페이 시장에 금융지주사들이 뛰어들면서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기존 삼성·네이버·카카오페이 등이 점령하고 있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