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조 "6년간 부동산 3조5000억 원 치 매각" 주장
[더팩트|이민주 기자]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운영사 MBK파트너스(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3조5000억 원 치에 달하는 부동산을 매각한 것과 관련해 "전형적인 투기"라며 정부 차원의 규제를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6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홈플러스 노조)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정부의 MBK 부통산투기, 먹튀매각 규제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홈플러스 직원과 마트노조, 서비스연맹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6억 원 홈플러스 부동산 3.5조 원 매각', '6년간 홈플러스 노동자 9000명 감축', '정부는 MBK 부동산투기 규제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정부는 MBK 부동산 투기 규제하라', '정부는 MBK 먹튀매각 규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현장 발언을 통해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 투기꾼'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으며, 이 책임은 매입 당시 차입한 비용에 대한 이자를 MBK가 홈플러스에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MBK는 지난 2015년 사상 최대의 LBO(차입매수)를 추진해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LBO는 인수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하며, MBK는 인수자금 7조2000억 원 가운데 5조 원(71%)을 차입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과도한 이자 비용 때문에 홈플러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2016~2019년 지출된 이자 비용 합계는 1조2635억 원이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 영업 이익은 9711억 원에 그쳤다.
노조는 이를 바탕으로 홈플러스가 벌어들인 돈이 몽땅 MBK의 이자 비용으로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홈플러스 경영 위기 원인은 마트산업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발생할 수 없는 홈플러스 구조 때문이며, 이 책임은 매입 당시 차입한 비용에 대한 이자를 홈플러스에 떠넘기고 있는 MBK에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의 점포 매각(자산 유동화) 조치 역시 부족한 이자 비용과 차입금 상환을 위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MBK가 2016~2020년까지 매각한 자산 규모는 2조2111억 원이다.
노조는 "MBK와 경영진들은 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흑자매장이라도 현금을 가져올 수 있다면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도 서슴지 않는다"며 "매출 순위 전국 톱인 안산점과 가야점을 폐점매각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MBK와 마트 경영진이 마트사업을 포기하고 저급한 부동산 투기꾼으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조는 점포 구조조정으로 지난 5년간 9000여 명이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 공시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 직원 수는 지난 2015년 12월 2만5359명에서 2021년 2월 2만830명으로 줄었다.
윤택근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지 6년이 지난 지금 9000여 명의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렸다"고 말했다.
윤인숙 안산점 지회장은 "과거 직원이 1000명이 넘었던 안산점 직원이 400명밖에 남지 않았다. 직원들을 가족처럼 여기겠다더니 직원을 길거리로 내모는 것이 가족이냐"며 "직원들이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게 생겼는데도 어떤 대안을 내놓지 않는 홈플러스와 MBK가 사람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MBK의 '먹튀 매각'과 '부동산투기'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재현 노조 위원장은 "자본 이익만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기업먹튀, 부동산 투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정부가 사모펀드 규제법안을 마련하고 그들의 먹튀매각과 부동산 투기로부터 노동자의 고용권과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악질 부동산투기꾼 MBK로부터 홈플러스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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