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만9500주 일반물량으로 추가 배정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가 우리사주조합의 실권물량을 일반물량으로 추가 배정하기로 결정했다. 실권주 106만 주 가량이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됨에 따라 '0주 배정' 청약자는 150만 명(중복포함)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30일 SKIET 상장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우리사주조합의 실권물량 5%(106만9500주, 1123억 원)를 일반물량으로 추가 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모주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개인투자자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SKIET와 주관사단이 이처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반 청약에 배정되는 최종 물량은 전체 공모 주식 수의 30%인 641만7천주(6738억 원)다. 이번 결정으로 일반 청약에 배정될 수 있는 최대 주수가 배정됐다.

앞서 28일 마감된 SKIET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는 30%가 넘는 실권이 발생했다. 직원 1인당 평균 배정금액이 20억6000만 원으로 자금마련이 쉽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29일 미래에셋증권은 우리사주 미달 물량을 전액 기관투자자에 배정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 측은 "인수업무 규정에 나오는 '배정할 수 있다'는 '꼭 배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SKIET의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발생한 실권물량을 개인에게 배정해야하는 규정과 달리 기관에 전량 배정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쳤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SKIET, 미래에셋증권, 금융위원회에 대한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배정방식을 재검토해보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배정기회를 확대하는 취지로 제도를 수정했다. 개정된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우리사주 청약 미달로 발생한 잔여주식은 공모주식의 5% 이내의 범위에서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할 수 있다. 최소수량 청약자에게도 공모물량을 균등 배분하고, 청약금액 규모로 결정되는 비례분 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사주 미달 물량을 개인투자자 몫으로 돌린다는 것이 골자다.

우리사주 실권물량을 일반청약자 물량에 반영하면 일반공모 물량이 늘어나 균등배정 및 비례배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SKIET 우리사주 실권주 가운데 공모물량(2139만 주)의 5%(106만9500주)에 해당하는 1123억 원이 일반공모로 돌아오면 개인 몫은 현재(534만7500주)보다 20% 늘어나게 된다.

우리사주 실권물량을 일반물량으로 추가하기 전까지 공모 주관사 5곳 중 SK증권을 제외한 4곳은 모두 추첨으로 1주를 받는 상황이었다. 청약건수가 균등배정 물량을 월등하게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특히 모집 물량이 적은 NH투자증권의 경우 10명 중 9명이 1주도 받지 못할 것으로 관측됐다.

일반물량 증가 후 균등배정 경쟁률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SK증권에서 안정적으로 1주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에서도 추첨으로 1주를 받을 확률이 이전보다 높아진다.

비례배정 경쟁률 역시 확연히 낮아질 전망이다. 560대 1이 넘던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쟁률은 각각 472.55대 1, 469.81대 1이 된다. 기존 880대 1과 1000대 1 가량이던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비례경쟁률은 738.61대 1, 836.94대 1까지 낮아진다.

한편, SKIE는 지난 28~29일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청약에서 IPO 공모청약 사상 최대의 청약 증거금을 달성했다. SKIET는 통합경쟁률 239.0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으며, 청약 증거금은 약 80조5366억 원을 기록했다. SKIET가 기록한 청약 증거금은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록했던 63조6198억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 규모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