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클럽하우스서 롯데, 키움 관련 발언 쏟아내
[더팩트|한예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또 한 번 라이벌 구단에 독설을 쏟아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전날 롯데자이언츠 경기를 참관한 것에 대해 "내가 일전에 도발한 것 때문에 왔다"고 말하고, 키움히어로즈를 향해서는 "다 발라버리고 싶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전날 SSG랜더스와 KT위즈의 경기가 끝난 밤 11시30분께 클럽하우스에 접속했다.
'동빈이형 가만 안도...'라는 제목의 방에 들어간 정 부회장은 약 1시간가량 야구 관련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 방엔 롯데자이언츠 팬과 SSG랜더스 팬 등 야구팬 수백 명이 접속해 있었다.
정 부회장은 신 회장을 '동빈이형'이라고 부르며 자신의 도발로 야구에 관심 없던 그를 야구장으로 이끌어냈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내가 롯데를 도발했기 때문에 동빈이형이 야구장에 왔다"며 "동빈이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 경기를 관전했다. 신 회장이 잠실구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고, 롯데를 응원하러 야구장을 방문한 건 6년 만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기 전에 신 회장은 자리를 떴다.
이를 두고도 정 부회장은 "야구를 좋아하면 나가지 않는다"며 "야구를 좋아했다면 지금까지 야구장에 그렇게 오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도발하겠다"며 "내가 도발하자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불쾌할 때 더 좋은 정책이 나온다. 롯데를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서 더 좋은 야구를 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라이벌 구도를 통해 야구판을 더 키울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정 부회장은 "롯데랑 사이가 안 좋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동빈이형이 연락해서 '너 그만하라'고 얘기하면 그만하겠지만 아직은 전화가 안 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한 참석자가 '롯데자이언츠 외에 라이벌은 어떤 팀이냐'고 묻자 정 부회장은 "키움히어로즈"라며 "다 발라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발라버린다'는 상대방을 가지고 놀듯 쉽게 이기겠다는 의미를 담은 속어다.
정 부회장은 "과거 키움히어로즈가 넥센히어로즈일 때 야구단을 인수하고 싶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넥센 측이) 나를 X무시하며 자존심이 땅에 떨어질 정도로 내몰았다"며 "이번에 우리가 키움을 밟았을 때 기분이 좋았다. 이 XXX들 잘됐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SSG랜더스는 지난 23~25일 열린 키움히어로즈와의 3연전에서 2승을 거둬 위닝 시리즈를 가져간 바 있다.
정 부회장은 키움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인 허민 씨와는 개인적 친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허민과는 매우 친하지만 키움은 발라버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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